[명품 주택] '연희동 오크빌 oak-vil'..살수록 정겨움이 새록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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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오크빌(oak-vill).참나무와 아카시아가 뒤엉킨 야산 중턱에 자리잡은 2채의 공동주택이다.
집 이름도 집터의 배경을 살리기 위해 붙여졌다.
연희동 외국인학교 뒤편 경사가 심하고 비좁은 옹색한 땅에 들어서있다.
그런데도 당당하고 기품이 넘친다.
화사한 크림색 벽돌과 아이보리색 드라이비트가 어우러진 외형에서 정갈함이 묻어난다.
비좁고 불편했던 집터도 오크빌로 인해 환한 모습으로 변신했다.
집터가 집의 덕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오크빌은 2년전 중년의 여고 동창생 셋이 모여 의기투합해 지은 집이다.
각자의 개성을 담은 집을 짓되 한지붕아래 살아보자는게 이들의 결심이었다.
쉽지않은 과제였으나 오크빌은 이들의 요구를 만족시킨 성공작으로 탄생했다.
2채(오크빌I.II)의 건물로 이뤄진 이 집은 한 동(棟)엔 4가구,다른 한동엔 3가구 등 7가구가 모여산다.
연립주택인데도 분리되지않고 함께 살 수 있도록 만들어진 드라마틱한 공간구성이 돋보이는 집이다.
주변환경과 무리없이 조화를 이루는 외형도 눈길을 끈다.
골목길을 따라 길게 늘어진 대지 앞쪽에 들어선 건물이 오크빌I이다.
다른 연립주택과는 실내 구조부터 다르다.
4가구의 실내 평면이 각각 다르게 구성됐다.
잘 설계된 단독주택을 한 곳에 모아둔 모습이다.
삼각형 대지의 두 변을 따라 직각으로 건물을 배치했다.
자연히 안쪽에 마당과 아담한 정원이 마련됐다.
마당에서는 각 집으로 자연스럽게 동선이 형성된다.
이 때문에 각 세대간 끈끈한 연대관계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각 가구별 층간 구조도 재미있다.
2층을 반으로 나눠 1층과 2층의 반을 한가구가 쓰도록 짜여졌다.
또 2층의 반과 3층을 묶어 한가구가 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로써 각 세대가 서로 엇걸리면서 4가구가 마치 목재를 짜 맞춘듯 정교하게 붙어있다.
서로 정을 나눌 수 있도록 한 배려다.
오크빌에는 집으로 들어가는 계단과 통로가 매우 다양하다.
고지대의 특성을 살려 외부 전망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하기위해서다.
3층 세대의 경우 공동마당으로 들어서는 계단을 올라선뒤 다시 오른쪽으로 돌아서면서 계단을 오르게 구성됐다.
이렇게 다양한 방향으로 돌아 올라가는 계단을 오르면서 짧은 시간동안 사방에서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즐길수 있다.
위쪽엔 오크빌II가 나란히 붙어있다.
삼각형 대지의 꼭지점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
높낮이 고저차가 8m나 되는 급경사지에 들어서 있다.
전체적인 구조는 오크빌 과 비슷하다.
집터가 유사하기때문이다.
대문을 들어서면 목재로 마감한 포근한 안마당이 반기는 것도 아랫집과 비슷하다.
마당에서 각자의 집으로 들어서는 오솔길 같은 계단과 베란다도 닮았다.
하지만 다른 것이 있다.
각 가구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다르고 이웃집과의 연계성도 사뭇 다르다.
오크빌 은 각 세대가 짜맞춘 듯 엇걸려 있지만 오크빌 는 한 세대가 한개 층을 쓰도록 했다.
반면 거실 아이방 식당 등의 공간에 각각 높낮이를 다르게 해서 단조로움을 없앴다.
각 공간마다 독특한 재미가 느껴진다.
오크빌은 경사진 대지에 고지대라는 악조건을 오히려 장점으로 역전시킨 아름다운 집이다.
여럿이 어울려 정을 나눌 수 있도록 만들어진 연립주택이란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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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메모(연희동 오크빌 I)
규모: 대지면적-219평,건축면적-65.2평,연면적-303.68평.지하1층 지상3층
위치: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96-8
구조-철근콘크리트조
건축비용-평당 3백만원
설계:아뜰리에17 건축사사무소 (02)2057-1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