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9:45
수정2006.04.02 09:48
홍익대학교 앞에 있는 "내가 디자인하고 내가 만드는 가구" 본점.
DIY 가구 전문업체인 이 회사의 10평 남짓한 작업실은 전기 드라이버 돌아가는 소리와 못질하는 소리로 가득했다.
손님이 가구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작업복을 입고 직접 자기 가구를 만들고 있었다.
"없는 디자인이 없으니 세상에서 가장 다양한 가구를 팔고 있는 셈이죠"(오진경 대표.33)
고객들이 자신이 원하는 가구를 직접 디자인하고 만들기 때문에 모두가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가구를 제작하고 있는 셈이란다.
작업실에 있는 사람의 대부분은 DIY동호회 회원.
"내가 디자인하고..."는 7년전부터 홈페이지(www.my-diy.co.kr)를 통해 동호회를 운영해 왔다.
현재 회원수는 전국에 걸쳐 2천여명.
새내기 주부부터 흰 머리가 희끗한 중년 남성까지 연령도 직업도 다양하다.
회원들은 틈나는 대로 작업실에 찾아와 가구를 만든다.
연회비는 5만원.
회원으로 가입하면 재료값만 내고 가구를 만들 수 있어 주문제작 때보다 훨씬 주머니 부담을 덜 수 있다.
가구 제작에 필요한 공구와 나사 사포 등 소모품은 무료로 쓸 수 있다.
손재주가 없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선생님의 친절한 도움을 받으면 간단한 가구는 하루만에 마무리지을 수 있다는 것.
"직접 배우면서 실습하는 기분으로 하다보니 금방 만들어지더라구요.근사한 작품을 제 손으로 만들고 나니 뿌듯해요"
조그만 서랍장을 만들러 왔다는 한 새내기 주부의 얘기다.
오 대표는 "많은 업체들이 DIY 간판을 달고 있지만 사실상 원하는 디자인만 주문 받아 제작할 뿐 소비자가 직접 만드는 경우는 드물다"며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모임을 만들고 별도로 작업 공간도 꾸몄다"고 말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