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농생명과학대 한재용 교수팀은 닭의 줄기세포를 확립하고,이를 이용해 생식선 키메라를 처음으로 탄생시켰다. 지금까지 생식선 키메라를 포함한 동물의 다능성 줄기세포주 확립은 마우스에서만 성공한 것으로 보고돼 있다. 한 교수팀은 이 생식선 키메라의 세대간 전이를 검증하기 위해 일반 오골계와 교배시킨 결과 2대째에도 한 몸에 2종류의 생식세포를 가진 흰닭과 오골계가 동시에 태어났다고 밝혔다. 한 교수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국내와 미국 일본 호주 영국 등 세계 10여개국에 특허 출원했으며 연구내용을 조만간 국제저널에 투고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수정후 5.5일이 지난 화이트레그혼의 알(태아상태)에서 원시생식세포를 추출,체외배양(10∼35일)을 통해 인간의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한 '다능성 세포주(Embryonic Germ Cells)'를 만든 뒤 이를 2.5일 된 오골계의 알에 집어넣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오골계의 알에서 부화돼 어른으로 성장한 오골계 15마리 가운데 2마리가 생식선 키메라로 확인됐으며 이들 2마리를 다시 일반 오골계와 교배시키자 총 2백여 마리에서 25마리의 흰색 닭이 태어났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오골계와 흰닭 사이에서는 흰닭이 우성이기 때문에 모두 흰색 병아리가 태어나지만,이번 연구에서 2대째에 오골계와 오골계 사이에서 흰닭이 나온 것은 1대째 키메라 오골계가 2개의 생식세포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이같은 생식선 키메라 기술을 활용,염소나 소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수백배 이상 높은 고부가가치의 달걀을 생산하고 닭의 품종도 개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교수는 "닭의 세포를 체외에서 안정적으로 배양시켜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것은 지금까지 뚜렷한 형질전환 시스템이 없었던 닭에서도 유전자를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한다"며 "염색체 자체가 섞여 있는 종간교잡 형태의 키메라와 달리 서로 다른 생식세포가 혼합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생명윤리 문제도 없다"고 말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