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전문기자의 '세계경제 리뷰'] '겨울잠'깨는 국제金값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지난 2년간 국제 금시장은 침묵했다.
금은 투자대상으로서의 매력을 잃었고 값은 트로이온스당 2백달러대로 형편 없었다.
이 때문에 전성기의 의미로서 '황금시대'라는 말은 그동안 맞지 않았다.
사상 최고였던 1980년 1월의 8백70달러와 90년대 중반까지의 4백달러이상의 가격대와 비교하면 지난 2년의 금값은 '금값이 아니었다'.
이 금시장이 최근 침묵의 옷을 벗었다.
이달 들어 가격이 뛰고 거래도 활발해졌다.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3백달러선으로 1주일여 사이에 30달러나 올랐다.
상승 요인은 미기업들의 부실 회계 의혹과 일본의 예금보호상한제.
회계 의혹으로 일부 투자자금이 증시에서 빠져나와 금시장으로 들어가고,일본국민들은 4월부터 1천만엔까지만 은행예금이 보호됨에 따라 예금을 줄이고 금을 사고 있다.
작년 세계 금생산량은 약 2천5백t.
이중 85%가 보석용이고 나머지는 산업용이었다.
최대 생산국은 남아공,최대 소비국은 인도다.
전세계의 금 유통량은 알 수 없다.
개인과 기업들이 갖고 있는 금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국 정부의 금 보유량은 정기적으로 발표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밝힌 2001년말 현재 세계 중앙은행및 국제기구의 금 보유량은 총 3만2천7백40t.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8천1백49t으로 가장 많고 독일 분데스방크(3천4백56t),IMF(3천2백17t),프랑스은행(3천24t)순이다.
트로이온스는 금 은등 보석의 중량단위로 31.1035g이 1트로이온스다.
일반적인 무게단위인 온스는 28.349g이 1온스다.
금 1t 가격은 현시세로 약 1천만달러.
따라서 중앙은행들이 갖고 있는 금의 값어치는 모두 3천3백억달러쯤 된다.
국제금시장은 지난 72년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미국이 달러와 금의 태환중단을 선언한 이듬해 IMF가 국제금값을 트로이온스당 42달러로 고시하고 나서였다.
최근의 금값 상승세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양분돼 있다.
금의 '황금시대 재림'으로 보는 측이 있는가 하면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는 측도 있다.
누가 맞든 국제금값이 2년만에 2백달러대에서 탈출한 것은 '황금의 엑소더스'가 아닐까.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