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인 하상주이사(48)는 "원칙론자"로 통한다. 그는 "애널리스트의 시장전망은 틀릴 수 있고 실제 정확히 맞추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한다. 하 이사는 그러나 애널리스트의 최고덕목으로 "좋은 종목"을 발굴하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주가를먼저 보고 기업을 파고들기 보다는 기업을 먼저 분석하고 이를 주가에 반영시키는데 앞장서는게 애널리스트가 할 일이라고 말한다. -향후 장세를 어떻게 보는가. "몇 가지 해외 변수가 불안요소로 남아 있지만 국내 증시는 반등과 소폭 조정을 거치며 상승 트렌드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같은 상승 전망의 근거로는 무엇보다 돈의 힘을 꼽을 수 있다. IMF 위기를 거치면서 시중의 풍부한 자금이 국채 등 안전형 자산 쪽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외환위기 전후와 비교해 볼 때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좋아졌고 한국 경제의 전망도 낙관적이다. 최근 부동산시장에 불고 있는 열기는 돈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추세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구체적인 경기 호전 등 신호만 나타나면 주식시장에서도 돈의 위력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대내외 변수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우선 일본의 유동성 위기설을 꼽을 수 있다. 일본의 정부 부채가 총 GNP의 1백30%에 달한다는 관측과 함께 온갖 악성 루머가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도 소비심리 회복으로 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무역적자 확대 등 미국 경제의 불균형 문제가 불거지면 경기 회복에 대한 컨센서스가 붕괴되고 단기적으로 세계 증시가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증시를 선도할 업종이나 종목을 꼽는다면. "적은 투자자금으로 덩치가 가볍고 내수시장에서 매출을 거두는 기업의 주가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본다. 홈쇼핑 광고 오락 단말기 등의 업종이 대표적이다. LG홈쇼핑 SBS 제일기획 엔씨소프트 팬택 등은 현재 적정주가(밸류에이션)를 어떻게 산정해야 할지 난감할 정도로 좋은 주식들이다. 디지털 가전 분야는 세계경기 호전과 상관없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어 큰 폭의 실적 호전이 기대되고 있다" -개인의 바람직한 투자전략을 제시한다면. "주식투자 경험과 시간이 없는 투자자는 인덱스형 펀드 등 간접상품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직접투자자들도 앞으로는 투자기간을 좀더 길게 가져가야 할 시점이다. 대신 기업내용이 단순하고 내수에 의존하는 5∼6개 종목을 집중 공략하는 게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다" -코스닥시장이 개인의 이탈 등으로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 기피 현상으로 코스닥시장은 당분간 개인에게 외면받을 공산이 높다. 그러나 인터넷 등 일부 업종에서 수익모델의 한계를 딛고 성공하는 기업이 하나 둘씩 출현한다면 다시 한번 '붐'이 일어날 수도 있다. 코스닥기업 중 이익을 못 내더라도 현금흐름 개선 추세가 뚜렷한 기업에는 과감히 리스크(투자)를 걸어 볼만한 시점이다" -좋은 종목과 그렇지 못한 종목을 고르는 기준을 제시해 보면. "브랜드로 제품을 떠올릴 수 있는 회사가 좋은 종목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풀무원은 농수산물 가공 유통 분야를 개척해 사업화에 성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식품회사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확고한 사업영역을 갖고 있어 외부환경에 휘둘리지 않는 기업도 훌륭한 투자대상이다. 반면 영업이익률이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제조업체는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글=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사진=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