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업계 2위인 대한전선이 업계 1위인 LG전선을 4일 연속 따돌렸다. 15일 거래소시장에서 대한전선은 1만4천2백50원에 마감돼 1만3천6백원을 기록한 LG전선보다 6백50원 높은 '몸값'을 받았다. 이로써 대한전선은 4일 연속 LG전선을 제쳤다. 이는 LG전선이 99년이래 줄곧 업종 대표주 대접을 받아온 것을 감안할 때 이채로운 것이다. LG전선은 대한전선에 비해 후발주자지만 광 섬유 및 케이블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한 99년부터 대한전선보다 주식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자본금과 시가총액도 LG전선이 두배나 많다. 그러나 업종 대표주라는 지위가 오히려 LG전선에 마이너스 요소가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대표주라서 호황기는 물론 불황기에도 업황을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업황이 좋을때 가장 큰 수혜를 보는 한편 불황기에는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LG전선은 광케이블 시장이 호황기를 누리던 지난해 1·4분기에는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으나 침체기로 돌아선 7월 이후에는 곧바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양사의 주력시장이 다른 것도 주가 명암을 가른 이유다. LG전선의 경우 주력시장인 미국의 경기 침체에 따라 대형 주문이 급감,지난해 말 공장가동률이 50%를 밑돌았다. 반면 대한전선은 중국과 중동에서 스폿(1회성 거래)거래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피해를 덜 입었다.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진행중인 1억달러 규모의 통신케이블 입찰이 대한전선에 유리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도 대한전선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