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이틀 내리 하락했다. 개장초의 하락세가 달러/엔 환율의 급등을 타고 일시적으로 상승 반전하기도 했으나 물량 공급에 되밀린 하루였다. 달러/엔은 이날 1엔 이상 급등락했으나 달러/원은 반응 속도에서 뒤쳐졌다. 수급상 1,314원선에서는 결제수요의 유입이 꾸준히 이뤄지고 이전 순매도분의 역송금 수요가 일부 발생, 아래쪽을 제한했다. 반면 전날 3,000억원에 육박했던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이 오후부터 공급됐으며 역외선물환(NDF)정산 관련 역내 매물도 하락요인이었다. 역외세력은 매수와 매도를 번갈아하는 혼조세를 드러냈다. 개장초 부족한 상태로 이월된 포지션은 외국인 주식자금 등의 공급으로 채워져 달러/엔의 상승에 적극적으로 동조하지 않았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원 내린 1,315.20원으로 한 주를 마감했다. ◆ 변동성 축소 흐름 지속될 듯 = 시장 참여자들의 거래의욕이 많이 떨어진 가운데 모멘텀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다음주에도 변동성이 축소된 흐름 속에 1,310원대를 주무대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오전에는 수요가 앞선 반면 오후에는 공급이 우세했으며 달러/엔은 이와 반대 방향을 가리켰다"며 "은행간 거래가 크게 위축돼 시장에 활력은 그다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에도 수급상 두드러진 것이 없고 사이클상 변동성이 줄어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박스권 범위로 설정된 1,310∼1,320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다음주 다른 요인은 두드러진 바가 없어 달러/엔 동향이 달러/원 거래범위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정유사 결제수요가 계속 아래쪽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132엔을 확실히 깨고 내리면 1,310원을 테스트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며 "1,310원대에서 주로 움직이되 위아래 약간씩의 여유를 두고 1,308∼1,322원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 수급-재료간 상충 = 오전중 결제수요가 앞섰으나 오후에는 외국인 주식자금이 2억달러 이상 공급됐다. 달러/엔은 이와 반대로 오전중 132엔대에서 오후 133엔대로 급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상호간 상충된 요인이 된 셈. 달러/엔 환율은 이날 131엔대 후반에서 133엔대 초반까지 큰 폭의 등락을 보였다. 전날 뉴욕에서 하락 흐름을 유지하며 132.09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이날 개장초 131.80엔대까지 내림세를 이었다. 3월말 일본의 회계연도 결산을 앞두고 현지법인의 해외자산 본국 송환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그러나 은행권 구조조정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야기되고 일본의 1월중 기업부도가 2차대전 이후 최대치인 1,620건, 부채규모도 1조700만엔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달러/엔의 상승에 불을 지폈다. 이에 따라 결제수요, 옵션관련 매수세가 유입돼 달러/엔은 133.19엔까지 치솟았다가 재반락, 오후 4시 54분 현재 132.74엔을 기록중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284원의 매도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171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이 월요일 대통령의 날을 맞아 휴장하기 때문에 전날 2,918억원에 달한 주식순매수분 일부가 공급돼 시장에 하락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NDF환율의 하락을 반영, 전날보다 1.20원 낮은 1,315원에 시동을 건 환율은 개장직후 이날 저점인 1,314원까지 몸을 낮췄다. 그러나 저가매수 등으로 환율은 9시 57분경 1,316원까지 되오른 뒤 한동안 1,315원선에서 맴돌다가 달러/엔의 추가 반등으로 10시 57분경 1,316.50원까지 다다랐다. 이후 1,316원을 축으로 보합권에서 등락한 환율은 1,315.60원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높은 1,315.7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한동안 1,315원선을 거닐다가 달러/엔이 133엔을 상향 돌파하자 이에 동행해 상승반전, 1시 46분경 이날 고점인 1,317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역외매도세와 외국인 주식자금 등이 부족했던 시장포지션을 채우며 환율은 몇 차례 고점 경신 시도가 막혔으며 132엔대로 반락한 달러/엔을 따라 3시 30분경 1,314.10원까지 미끄러졌다. 이후 소폭 반등한 환율은 1,315원을 경계로 좌우 왕복했다. 장중 고점은 1,317원, 저점은 1,314원으로 장중 3원 이동했다. 전날 2.60원에 이어 변동폭이 축소된 흐름을 연장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6억5,12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7,13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억3,500만달러, 2억8,880만달러가 거래됐다. 16일 기준환율은 1,315.5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