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후 재테크 시장에서 나타나는 두드러진 특징은 시중 여유자금이 여러 금융권으로 분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말 이후 은행권을 중심으로 몰렸던 흐름과는 전혀 다른 현상이다. 물론 은행권의 단기 수시입출금 상품인 MMDA와 투신권 MMF로 단기부동자금이 유입되는 추세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설 연휴 직후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고객예탁금이 늘어나고 있는 뿐만 아니라 주식형 펀드와 혼합형 펀드로의 재테크 자금의 유입세가 빨라지고 있어 앞으로의 향방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운용기간 면에서 그동안 단기금융상품이 인기를 끌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주택관련 상품과 같은 중장기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재테크 시장의 판도 변화는 무엇보다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다. 앞으로 주식과 주식관련 상품, 중장기 상품으로 재테크 자금이 유입되는 현상은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에 비례해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재테크 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설 자금 회수가능성과 하이닉스반도체 처리문제다. 일단 설 연휴 직전에 방출됐던 3조7천억원의 설자금 회수는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공무원 급여 지급 등 대규모 자금 수요 요인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주에도 하이닉스 처리문제는 재테크 시장의 최대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낙관적인 판단이 될지 모르나 이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처리만 된다면 요즘 국제금융시장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한단계 상향 조정되고 모건스탠리 지수(MSCI)의 선진시장군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 재테크 자금이 증시로 쏠릴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한편 원화 환율은 엔화 환율에 따른 상승요인과 외국인주식 투자자금의 유입에 따른 하락요인이 팽팽히 맞서면서 1천3백1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번 주에는 엔화 환율이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지 않는 가운데 월말 수출네고 장세로 전환되는 변수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수출이 부진한 점을 감안하면 설 이후의 흐름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