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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사랑의 妙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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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청마 유치환이 여류 시조시인 이영도에게 보낸 '행복(幸福)'이라는 시의 한 대목이다. 청마는 통영여자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알게 된 이영도에게 사랑을 느껴 자신이 1967년 교통사고로 사망하기까지 무려 20년 동안을 하루도 빠짐없이 편지를 보냈다. 청마가 기혼자여서 결혼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이들의 플라토닉한 사랑은 두고두고 세인들의 화제가 됐다. 가장 말하기 쉬우면서도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게 사랑이 아닌가 싶다.자기 헌신이 있어야 하는데다 이성에 대한 복잡미묘한 감정이 개입되기 때문일 것이다.그래서인가,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 제일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 일을 위해 우리는 나머지 일들을 준비해 온 것이다"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실존주의 작가였던 알베르 카뮈는 "사랑에 대한 소유욕은 만족될 수 없다"고 단언하기까지 했다. 양(洋)의 동서를 막론하고 웬만한 사상가 작가라면 아가페적이든 에로스적이든 사랑에 대해 한마디 금언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사랑만큼 소설 희곡 신화 등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주제도 없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못 다 이룬 사랑을,'죄와 벌'에서는 창부인 소냐와의 사랑을,'채털리부인의 사랑'에서는 산지기 멜라스를 만나 새로운 삶에 눈 뜨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세계심장연맹은 사랑에 빠지면 심장질환의 3대 요인으로 꼽히는 스트레스와 의기소침,불안증세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심장연맹은 현대인의 주적(主敵)인 심장병이 특히 심리적 요인과 관련 있는데,심리적 요인이란 바로 '사랑'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랑은 곧 심장병 예방의 묘약(妙藥)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불륜을 저지르고,장난처럼 이성을 사귀는 요즘의 일그러진 사랑을 말하는 건 분명 아닐 게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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