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매서운 겨울 바람이 가시지 않았지만 TV CF는 이미 봄처녀들의 무대로 바뀌었다. 대표적인 분야가 가구 CF. 3~5월 결혼철을 한 템포 앞선 지금이 바로 가구 CF의 "한창 때"이기 때문이다. 가구는 특성상 혼수용의 비중이 높은데다 시즌의 특성까지 겹쳐 대부분 업체들이 20대 여성을 모델로 기용한 "핑크빛 광고"를 내놓고 있다. 김남주 김정은 김현주 등 유명 탤런트들이 모델로 대거 기용됐다. 리바트가구는 "마이 컬렉션-리바트"란 주제의 TV CF(제작 제일기획)를 내놓고 있다. 모델은 탤런트 김남주. 이현우 윤상 등 연예계에 소위 "노총각 4인방"으로 잘 알려진 남성들을 내세웠던 지난해 CF와는 색채를 완전히 달리했다. 여자 주인공(김남주)이 액세서리 시계 등 소품과 함께 남자친구를 자기만의 상자(서랍)에 집어넣는다. 행복한 표정으로 상자를 만지던 주인공이 갑자기 "고르자.마이 컬렉션-리바트"라고 외친다. 남자친구를 소품과 함께 애장품 목록에 넣는다는 발상이 도발적이다. 장인가구는 올초 "부자되세요"란 멘트로 CF 모델로서 인기가 급부상한 김정은을 내세웠다(제작 닛시컴). 김정은의 CF 중 배역은 캉캉춤 무용수.제작사 측은 "장인가구는 탄탄한 제품과 중후한 이미지로 나름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반면 선호 계층이 중장년층에 집중됐다는 점은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깨기 위해 젊고 발랄한 모델과 춤이라는 소재를 채택했다"고 말했다. 영화 "물랑루즈"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배경에 현란한 의상의 무희들이 캉캉춤을 추는 장면이 주를 이루고 이 CF는 김정은이 "정은이 가구,장인가구"를 외치는 것으로 끝맺는다. 발음의 유사성에 착안한 멘트로 "장인가구=20대 여성이 좋아하는 제품"임을 과시하고 있다. 에몬스가구는 20대 여자 탤런트 김현주를 모델로 기용,"표정있는 가구-에몬스"란 주제로 화사한 봄처녀의 이미지와 자사 제품을 연결시킨 CF를 방영중이다. CF에선 웨딩드레스를 입은 김현주가 화려한 봄꽃이 만발한 들판에서 굵은 줄을 당긴다. 힘겹게 작업을 마치자 (혼수로 가져갈) 침실 가구세트가 나타나고 여주인공은 행복에 겨워 춤춘다는 내용.김현주의 밝은 표정과 다채롭고 화사한 봄꽃의 색채가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전하는 CF다. 기획사 측은 "올 2~3월 두달간 월 평균 2억2천만원씩의 광고비를 책정했다"고 전했다. 보루네오는 "신혼의 빛나는 특권"이란 주제로 인쇄매체용 광고(제작 한컴)를 하고 있다. 반짝반짝 윤이 나는 주력상품 "하이그로시"의 특성과 "품격있는 제품"이라는 개념을 결합한 주제다. 지난해 가구 광고시장의 총 규모는 약 3백억원.이 가운데 사무용가구,주방용 전문가구 등을 제외한 일반 가정용 가구업체들의 광고가 전체의 40% 선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가정용 가구 CF는 일년 중에서도 결혼 시즌을 한달여 앞둔 2~4월과 8~10월에 집중적으로 집행된다"면서 "올 봄엔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빅 모델을 기용해 브랜드명을 알리고 이미지를 높이려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고 말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