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영하라는 금융감독원의 지도방침에 대해 시중은행들은 대출한도 축소 등의 계획이 없다고 밝히는 등 가계대출 확대를 둘러싸고 감독당국과 일선은행간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주택담보대출의 한도를 시세의 90∼1백%까지 올린 신한 하나은행 등은 대출한도를 현행대로 유지키로 했다. 신한은행은 시세의 90%까지, 하나은행은 서울보증보험의 주택저당보험을 통해 시세의 1백%까지 담보대출을 해주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출한도를 90%까지 높였지만 실제 평균 대출수준은 시세의 30%선"이라며 "일부 고객을 제외하고는 대출한도까지 돈을 빌리는 경우가 적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보증을 받고 시세의 1백%까지 대출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추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대출한도를 보수적으로 운영하라는 금감원의 지도방침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간 주택담보대출 경쟁이 치열해 서로 한도를 높이는 추세"라며 "대출한도를 줄이면 당장 영업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흥은행은 서울지역 아파트에 대해 지역별 경락률을 기준으로 85∼95%의 대출한도를 적용하고 있다. 이 은행 관계자는 "3개월 평균 경락률을 기준으로 대출한도를 정한다"며 "최근 서울지역 아파트 경락률이 1백%에 달할 정도이기 때문에 현재의 대출한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고객확보를 위해 오히려 대출한도 상향조정을 검토하는 은행도 있다. 시중은행중 담보대출한도가 시세의 80%로 가장 낮은 한미은행은 고객확보를 위해 한도를 다소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향후 금리상승 등 여건변화에 따라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리스크관리에 나설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인위적으로 대출한도를 축소토록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