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100] 관광特需...불황탈출 '꿈'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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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히트예상 상품 1위, 나가노 올림픽 때보다 일본을 찾는 관광객 10배 이상 늘어날 것 확실"
월드컵 특수에 거는 일본 기업들의 기대는 뜨겁다 못해 간절하다.
물가가 뒷걸음질치고 소비는 얼어붙어 있는 전형적 디플레 상황 속에서 1백일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은 경기에 활력을 불어 넣을 유일한 돌파구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월드컵 무드가 고조되고, 일본 열도가 월드컵 열기로 들썩거릴 앞으로의 3개월 여야 말로 소비자들도 지갑 끈을 풀어 놓을 것이 확실하니 이를 내수불황 탈출의 계기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월드컵의 경제적 효과를 보여주는 산술적 수치는 정보의 양과 질에서 일본 정상급을 달리는 광고대행사 "덴쓰"의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간단히 확인된다.
덴쓰는 일본이 예선 리그 벽을 넘지 못하더라도 3조1천억엔, 8강에 오를 경우 3조3천억엔의 경제적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예측했다.
결승전에 오른다면 경제적 효과는 3조8천억엔으로 급팽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원화로 최고 40조원에 가까운 수요와 비즈니스가 새로 창출되고, 만들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덴쓰의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듯 월드컵 특수를 겨냥한 일본의 비즈니스 열기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경품 판촉행사는 기업들의 단골 메뉴로 자리잡은지 오래고, 최근에는 경기관람을 함께 묶은 여행상품까지 등장했다.
월드컵 기념 상품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일본 대표팀의 청색 상의는 청소년들이 갖고 싶어하는 으뜸 상품으로 꼽힐 만큼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포츠용품 전문점과 양판점 뿐 아니라 백화점, 패션상가도 온통 축구패션으로 채워질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일본 관광운수업계는 대회 기간중 일본을 찾을 외국인들이 36만5천명으로 98년 나가노 올림픽 때의 3만명보다 1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 봤다.
하지만 국토교통성은 최근 44만3천명의 외국인이 일본에 들어올 것이라며 이 수치를 가볍게 뒤집었다.
일본 땅을 밟고, 외화를 뿌리고 갈 외부 손님들의 수가 당초 예상보다 무려 8만명이나 많아진 것이다.
상품정보를 전문으로 다루는 월간 "트렌디"지는 올해의 히트예상 상품 1위를 월드컵과 관련상품으로 꼽고 상당수의 업종이 돈방석에 앉을 것으로 분석했다.
트렌디는 일반 상품뿐 아니라 첨단미디어, 정보가전에도 신규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채널 위성방송, 박형(薄型)TV,인터넷 매체가 특히 높은 인기를 누릴 것으로 점쳤다.
다채널 위성방송의 선두인 tm카이퍼펙트는 신규가입자수가 지난 97년 16만7천명에 불과했으나 2001년 중 73만1천명으로 급증했으며 올해는 1백만명 돌파를 자신하고 있다.
월드컵 특수에 대한 기대는 지자체와 지방 중소기업들도 별 다를 바 없다.
경기를 치르는 10개 현은 월드컵이 지방도시를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일찍부터 각국 대표팀 캠프유치 경쟁에 뛰어 들었다.
지자체들은 우승 확률이 높은 강호팀을 잡기 위해 필사적 노력을 기울여 체재비, 경호비등의 보조금까지 지급하는 경우도 속출했다.
한편 지방 중소기업들 중 가나가와현 소재 9개 소형 양조장들은 일본술을 널리 알린다며 국제축구연맹으로부터 라이선스를 획득, 언론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