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는 복잡하고 어려운게 아니죠.내가 만드는 제품의 문제점을 계속해서 개선시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겁니다" 각종 비밀문서를 작게 잘라내는 "문서 세단기" 업체인 대진코스탈 강태욱(62)사장은 "어떻게 하면 질좋은 제품을 만들까"하는 노력의 결과가 바로 특허라고 말한다. 그는 "이같은 까닭에 산업화되지 않고 특허권리증에 묻혀버리는 특허는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가 처음 사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1974년.회사를 세우고 첫번째 사업아이템으로 그가 택한 것은 윤전등사기였다. 강 사장은 사업아이템 선정에도 특허관 만큼이나 확고한 원칙이 있었다. 우선 대중적인 상품을 만들어서는 대기업과 경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독특한 상품으로 승부를 걸기로 했다. 두번째 원칙으로 다른 업체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상품을 개발키로 했다. 마지막으로 일반제품에 비해 라이프 싸이클이 짧아 연구개발(R&D)비용이 많이 드는 전자제품은 선택하지 않기로 했다. 이같은 세가지 원칙을 가지고 선택한 윤전등사기 사업은 3년동안의 개발기간을 거쳐 77년부터 본궤도에 오르면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강 사장은 윤전등사기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곧바로 미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윤전등사기가 복사기의 등장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판단했기때문이었다. "다시 새로운 제품에 도전하기로 했죠.세가지 사업아이템 선정 원칙을 가지고 한동안 머리를 싸맨 결과 당시엔 이름조차도 낯설었던 문서 세단기를 택했습니다" 그는 돈벌이만 생각했다면 외국제품을 수입,판매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자체 기술로 만든 상품을 세계시장에 내다 팔겠다는 각오로 6년이상을 연구개발에 매달렸다. 결국 80년대 중반부터 문서 세단기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강 사장은 85년에 열린 말레이시아 무역박람회를 시작으로 20여 차례에 걸쳐 해외 박람회에 참가,대진의 이름을 알리는데 힘을 쏟았다. 더욱 편리하고 성능이 뛰어난 문서 세단기를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 40여개가 넘는 문서세단기관련 특허도 확보했다. 이에 힘입어 그는 지난85년 대통령 동탑 산업훈장,전국우수발명품 전시회 최우수 금상 등을 받았다. 한국의 문서 세단기 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게 주변의 평가다. "항상 독점적인 지위에는 오르지 않기 위해 경계하고 있습니다" 뒤에서 따라오는 경쟁선수가 없으면 마라톤 기록을 세우기 어려운 것처럼 문서 세단기 분야에서도 국.내외 업체들과의 경쟁을 통해서만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는게 강 사장의 지론이다. 강 사장은 외형보다는 실질을 중시하는 기업인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실질 중시 경영전략은수출에서도 나타난다. 아무리 수출을 많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도 수출량은 전체 생산량의 40%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강 사장은 "외형과 수출에만 관심을 갖다보면 자연히 무리한 확장을 하게 되고 이는 커다란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진코스탈은 현재 동남아시아 일본 유럽 등에 문서세단기를 수출하고 있다. 4월엔 고급품으로 미국시장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032)512-4561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