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은 오는 9월 제16기 전국대표대회에서 자본가를 포함한 중산층 등을 포용하는 '3개대표 이론'을 당의 핵심이론으로 공식 채택한다고 홍콩경제일보가 19일 보도했다.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은 자본가 입당의 논리적 근거를 제공한 자신의 3개대표 이론을 16기 당대회에서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이론의 반열로 격상시키는 작업에 진력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는 중국이 건국한 1949년 이후 지켜져온 프롤레타리아(無産)계급 기반의 당 이론이 수정되는 '이론 정변(政變)'이라고 신문은 논평했다. 3개대표 이론의 격상 보도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중(21,22일)을 앞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이같은 보도가 이뤄진데 대해 중국 지도부가 자본주의 정신을 옹호하는 3개대표 이론에 대한 당의 입장을 재확인함으로써 시장경제에 더욱 접근하겠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낸 것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3개대표 이론은 사영기업인을 비롯한 중산층의 포용 등 중국의 경제사회 발전에 따라 불가피하게 출현하고 있는 사회이익의 다원화 현상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당 지도부의 의지로 비쳐진다. 세계무역기구(WTO)가입 이후 중국을 이끌 기반 이론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사회과학원이 올해초 펴낸 '당대 중국 사회계층 연구 보고서'를 3개대표 이론을 16기 당대회에서 핵심이론으로 격상시키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이 보고서는 "중국이 지금과 앞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전통의식 뿐 아니라 각계각층의 폭넓은 협력과 연대"라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16기 당대회는 중국을 이끌어온 지도부와 함께 당 이론까지 탈바꿈하는 격변의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 주석이 3개 대표이론의 격상에 나서고 있는 것은 전임자들과 같은 반열에서 평가받는 지도자로 남고 싶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장 주석은 후진타오 부주석에게 국가주석직을 넘겨주겠지만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은 고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