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10층 컴퓨터수사부(한봉조 부장검사) 인터넷범죄수사센터.검색책임요원 정수연씨는 19일 인터넷을 이용한 신용카드 불법 할인(속칭 '사이버 카드깡')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3일째 사이버 공간을 분주히 서핑하고 있다. 정씨는 "신종 인터넷 범죄는 유형이 워낙 다양해 추적·적발하는데 어려움이 많지만 수사팀이 발족한지 1년이 지나면서 자신감이 붙고있다"며 앞으로 큰 건을 기대해보라고 말한다. 30여평 남짓한 컴퓨터수사부에는 정씨와 같은 인터넷검색요원과 수사관 등 15명이 '인터넷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작년 2월 문을 연 센터는 발족 1년 만에 9백여건에 달하는 각종 컴퓨터 범죄를 적발하는 등 인터넷 범죄 예방의 첨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컴퓨터 범죄 '꼼짝마라' =센터에서 근무하는 인터넷 검색요원들은 모두 11명. 이들은 상시 전문모니터링(감시)과 집중기획 검색 등을 통해 컴퓨터 범죄 혐의가 비치는 사이트를 추적,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10명의 검색요원들은 모두 국내 대학에서 컴퓨터(전산학) 관련학과 출신의 공익근무요원으로 최소 1년이상 실무를 맡고 있는 베테랑급들. 관련 벤처업계에서 항상 '웰컴'하는 실력파들이다. 또 정씨의 경우 외국 인터넷범죄 동향을 분석, 국내 모방범죄를 사전 차단하는데 발군의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씨는 컴퓨터와 함께 부전공으로 법학을 공부한 재원으로 인터넷범죄수사센터의 핵심요원으로 꼽힌다. 작년에 발족한 센터는 지난 1년동안 모두 3백27건의 사이버범죄 단서를 포착, 19건을 사법처리했고 41건에 대해 현재 내사중이라고 컴퓨터수사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센터의 양상섭 수사관은 "올들어 급증하는 전자상거래 사기사건은 초기 예방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게 관건"이라며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상시 감시체제'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센터는 상시 모니터링에서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 싶으면 일시에 6∼7명의 검색요원을 집중 투입해 24시간 '기획검색'을 한다.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는 센터 기획검색 덕분에 지난해 주민등록번호생성기 연예인합성사진유포 음란성인방송 등 26종(5백27건)의 신종 컴퓨터 범죄를 잡아냈다. ◇ 해킹 자동추적시스템 구축 =올들어 검색기술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킨 컴퓨터수사부는 해킹 피해 사이트를 자동 검색하는 컴퓨터프로그램인 '사이트 프로버(Site Prober)'를 개발, 운영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사이트 주소를 입력해 놓으면 그래픽 및 문자배열 등을 분석, 홈페이지 운영상태가 정상인지 여부를 알려준다. 검찰은 현재 공공기관과 대기업, 유망 벤처기업 등 1천여개의 사이트에 대해 사이트 프로버를 시범 운영중이다. 센터 측은 "해킹을 당했는지 여부를 즉시 알려주는 프로그램도 개발중"이라고 귀띔했다. 컴퓨터수사부 관계자는 "올해는 월드컵 관련 사이버 범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사이트 프로버'와 현재 개발중인 프로그램 2개가 동시 가동되면 월드컵조직위등 핵심 홈페이지 방비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김후진.이상열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