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세풍 사건'의 주역인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이 20일 미국 법정에 출두해 한국 정부의 본국 송환방침에 강력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오전 미 연방지법에서 열린 인정 심리 재판에서 "체포영장과 인도 요청 등 관련 사실을 잘 알고 있으나 신병 인도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자진 귀국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이날 열린 인정 심리는 전체적인 범죄인 인도재판 본안 심리중 첫 단계다. 한국계 변호인 2명을 추가로 선임해 모두 4명의 변호인단을 구성한 이씨는 뇌물 수수 등 한국 정부가 제시한 혐의 사항을 담당 판사가 낭독하자 자신의 변호인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젓는 등 완강히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체포영장에 기재된 범죄 사실에 대해서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추후 답변하겠다고 말했으며 조만간 보석 신청을 내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법무부는 전했다. 이씨에 대한 인정 심리는 오는 27일 오전 5시(한국 시간) 재개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이씨가 미국 도피생활 중 현지에서 일부 정치인들과 접촉한 정황을 포착하고 계속 추적 중이다. 또 세풍사건에 연루돼 공판에 계류중인 서상목 전 의원은 지난달 초 이씨의 은신처인 미시간주 오크모스시 부근 친구집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