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등 주요 제품의 보급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세계경제의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간 경쟁 격화, 수출 및 투자 위축은 물론 세계적인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일 '공급과잉 경제의 도래와 그 파장'이란 보고서에서 주요 업종의 생산능력이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이 수출주도형 성장 전략을 택한 데다 중국이 전세계의 생산공장으로 부상하면서 공급과잉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특히 80년대 이후 반도체 컴퓨터 등 정보기술(IT) 부문의 기술혁신이 전 산업분야로 파급되면서 생산성은 더욱 높아져 공급과잉을 촉발시켰다. 그러나 선진국의 고령화 비율(현재 15% 내외)은 계속 올라가 내구소비재 지출은 줄어들고 있다. 고령 인구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저축 욕구가 강해 구매력은 더욱 약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수출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성장 동력으로 수출의 역할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규모 시설확충 등 신규투자도 어려워져 투자 활성화에 의한 경제성장도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는 결국 디플레이션을 유발,기업의 수익 감소와 소비감소를 가져와 경기침체의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경쟁력을 상실한 산업은 과감히 포기하고 IT 생명기술(BT) 등 차세대 유망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한국 중국 일본은 산업구조가 유사하고 경합제품이 많아 △생산조절 △설비조정 △과도한 가격경쟁 지양 등의 협력시 큰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수출둔화에 따른 성장동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서비스산업 육성 등 내수시장을 적극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