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정상회담] "실향민 오가도록 경의선 조속연결"..도라산역 연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분단의 현장,경의선의 종착점인 도라산역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유지를 위한 양국 동맹관계를 재확인 했다.
이날 연설에서 부시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들이 가장 위험한 무기로 우리를 위협하는 것을 결코 허용할 수 없다"고 의지를 다졌고 김대중 대통령은 "남한과 미국의 진지한 대화제의에 북한은 호응해야 한다"며 공을 북으로 넘겼다.
부시 미 대통령=오늘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안전에 도전하는 상징물에 둘러싸여 있다.
김 대통령께서 직접 건설한 평화를 향한 길 보여줬지만 그 길이 갚자기 단절되는 시점도 보았다.
바로 이 비무장지대,이길은 분단된 이땅을 하나로 이어주는 잠재력을 지닌 땅이다.
북한은 이 길을 완성해야 할 것이다.
이 길을 따라 남쪽으로 여행하면서 북한 주민들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아시아 3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평화적인 발전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북한 주민들은 한국의 물질적 풍요뿐 아니라 오늘 이 곳에서 볼 수 있듯 창의력과 자유정신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북한 주민들은 경기침체와 굶주림에 대항하는 훌륭한 희망에 찬 대항모델을 발견할 것이다.
그리고 나라를 함께 재건할 수 있느 친구이자 파트너를 만나게 될 것이다.
야간에 찍은 위성사진을 보면 남한은 밝은 불빛으로 눈이 부신 반면 북한은 칠흑같은 어둠에 싸여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한반도 전체를 환하게 밝힐 수 있는 비전을 제시했다.
우리는 한국인이 환한 빛속에서 살기를 바란다.
나의 비전은 분명하다.
내가 바라는 한반도는 철책선과 공포로 분단되지 않고 하나로 통일된 한반도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들이 가장 위험한 무기로 우리를 위협하는 것을 결코 허용할 수없다.
본인은 북한과의 대화를 희망하고 있는 지금도 이같은 신념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북한 정권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인도주의적 식량지원을 하고 있다.
우리는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미완인채 남아있는 도로처럼 제의에 대해 북측의 답변은 아직 없다.
언젠가는 남북간 화해의 토대위에 한반도도 안정이 이뤄지리라 희망한다.
북을 포함하여 아시아 전체 국가들은 미국이 우리의 동맹인 대한민국과 굳건히 함께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이에대한 우리 의무를 명예롭게 지켜나갈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먼 여정의 피로에도 불구하고 오늘 이곳 도라산 역을 방문해주신 부시 대통령과 일행 여러분에게 마음으로부터 깊은 감사를 드린다.
우리가 서 있는 이곳엔 인파도 나무 한그루도 없다.
이는 분단된 철도가 앞길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이 모습은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냉전의 현장이다.
멈춰선 기차,끊어진 채 녹슬고 있는 철도 이 모든 것이 반세기 남북분단의 현실을 증언하고 있다.
이곳에는 우리 민족의 한이 서려있다.
독일통일은 이미 15년전에 이뤄졌고 동서간 이념대결도 종말 고했다.
그러나 유독 한반도엔 아직도 시대착오적인 냉전의 그늘이 있다.
이러한 냉전을 종식시키고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을 위해 햇볕정책을 지속했다.
햇볕정책의 지속은 남북간 철도연결처럼 남북관계 진전뿐 아니라 경제적 미래가 걸린 중요한 문제다.
부시각하의 깊은 고심과 협력에 힘입어 민족의 통일의 길이 열리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북한 정권이 우리의 진지한 대화제의에 하루속히 호응해 올 것을 충심으로 바란다.
김동욱 윤기동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