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이 TV를 덜 보는 대신 신문은 더 읽는다고 한다(LG애드 '네티즌 행동양식 조사').인터넷이 TV와 대체재, 신문과는 보완재적 성격을 띤다는 조사 결과는 지난 12월에도 나왔다. 인터넷 이용자는 비이용자보다 주 평균 TV시청시간이 6시간 적은 반면 신문 구독시간은 15분 많다는 한국인터넷정보센터의 발표가 그것이다. 인터넷 확산으로 종이신문이 위축되리라는 예측과 달리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 입증되는 셈이다. 실제 컴퓨터와 통신 방송이 어우러진 미디어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신문 위기설은 증폭돼 왔다. 93년 이후 국내 TV시청시간은 증가한 반면 신문구독시간은 정체 내지 감소하고 그에 따라 광고도 역전됐다. 90년대 중반 신문 44.1%, TV 26.3%이던 광고 비중은 지난해 TV 36.9%, 신문 30.9%로 바뀌었다. 그러나 사실 신문은 뉴미디어가 나올 때마다 위기에 직면했다. 라디오가 나타난 30년대는 물론 50년대 TV가 생겨났을 때 신문의 설 자리는 없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신문은 곧 제기능을 찾았고 뉴스전달자로서의 역할 상당부분을 전파미디어에 내준 지금도 가장 중요한 매체이자 오피니언리더로 자리잡고 있다. 새로운 미디어의 계속된 도전에도 신문이 건재하는 건 사실의 이면을 깊이 전달하는 데는 신문을 따를 매체가 없기 때문이다. 기록성과 휴대성 또한 다른 미디어가 좇아올 수 없다. 게다가 신문은 인쇄매체의 전통적 신뢰성을 지닌다. 사람들은 방송을 통해 알게 된 사실도 신문에서 읽어야 비로소 믿는다. 언론학자 베럴손은 사람들이 신문을 찾는 요인으로 '국내외의 중요한 사건을 알고 이해하며,간접경험을 통해 현실에서 떠나 해방감을 느끼는 것 외에 사회적 체면을 지키고자 하는 것'을 들었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 남들에게 뒤떨어지지 않고자 신문을 읽는다는 것이다. 신문은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도구이자 곧 역사다. 사학자인 스톤은 '신문을 역사같이 읽고 역사를 신문같이 읽는다'고 말했다. 네티즌의 신문 구독시간 증가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