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 소득이 5년중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증가율도 IMF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반면 소비는 소득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둔화돼, 소비성향이 3년중 가장 낮았다. 21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2인 이상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262만5,000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0%(23만8,000원)가 늘었다. 이같은 증가율은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며 96년 12.6%를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 이중 경상소득이 244만2,200원으로 10.3% 증가한 반면, 비경상소득은 18만3,000원으로 5.9% 늘어난 데 그쳤다. 소득원천별로는 가구주 근로소득이 8.9% 증가에 불과한 반면, 배우자 및 기타 가구원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각각 15.7%, 14.4%가 늘었다. 이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 등이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사업 및 부업소득과 재산소득(임대소득+이자소득)이 각각 가계소득 증가율을 넘는 12.6% 및 11.7%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으며 사적보조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공적보조금의 증가로 인해 이전소득이 13.2% 늘었다. 그러나 경조소득, 퇴직금 등 비경상소득은 5.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소비자 물가상승분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252만2,000원을 기록, 5.6% 증가에 머물렀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4.1%로 비교적 컸던 영향. 실질소득 증가율은 지난해의 4.9%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와 함께 지출동향을 살펴보면 월평균 가계지출은 205만8,000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9.0%, 소비지출은 175만2,000원으로 8.5% 증가해 소득증가율에 미쳤지 못했다. 비목별 동향에서 소비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료품은 46만3,000원으로 4.4% 증가에 그쳤고 광열수도비, 피복신발비도 각각 5.8%, 6.8% 증가했다. 반면, 가구가사용품비는 가정용기기와 가사서비스 지출 지출 증가 등으로 16%가 급증, 비목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가리켰다. 전세가구의 월세전환과 주택수리 등으로 주거비는 13.1%, 교통통신비도 이동전화기 등 통신비 지출이 늘면서 13.1% 증가했다. 소비자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비지출은 168만3,000원으로 지난해보다 4.2%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가리키는 평균소비성향은 전년보다 0.9%포인트 낮은 75.5%를 기록, 98년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소비지출 증가율(8.5%)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9.7%)보다 낮아진 탓이다. 한편 소득분배 격차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근로자 가구 하위 20% 계층의 월평균 소득은 98만7,000원으로 지난해보다 9.7% 증가했으나 상위 20% 계층은 529만원으로 10.5%가 늘어 하위 20% 계층 소득의 5.36배(소득 5분위 배율)에 달했다. 전년도에는 5.32배였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