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315∼1,325원 박스권내 횡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물량 부담으로 이틀 내리 하락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20원 내린 1,318.80원에 마감했다. 개장초 1,323.20원까지 오름폭을 확대했던 환율은 물량 공급 등으로 점진적으로 거래 범위를 낮춰 장중 지지선으로 인식되던 1,320원을 깨고 내렸다. 달러/엔 환율이 133엔대에서 큰 폭의 등락이 없었던 가운데 수급 상황이 시장을 지배했다. 이틀 내리 외국인이 1,000억원 이상의 주식순매도를 보이며 심리적으로 달러매수를 자극했으나 역외선물환(NDF)거래 정산을 위한 달러매도세를 비롯, 업체 네고물량이 힘을 발휘했다. 공급우위의 장세가 뚜렷했다. 달러/엔이 현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다면 수급에 의한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1,320원대에서는 물량 공급에 대한 의지가 강해 1,315원까지 흐를 여지가 제공되고 있다. 다만 외국인 주식순매도분의 역송금수요가 얼마나 등장할 것인지가 변수다. ◆ 박스권 하단 테스트 여지 =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역송금수요에 기댄 달러매수(롱) 플레이가 있었으나 실제 물량을 흡수하지 못해 흘러내린 장세"라며 "내일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가 얼마나 언제 들어올 지가 변수지만 1,320원대에서는 네고물량이 쏟아져 오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날 환율이 1,315∼1,323원 수준을 거닐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NDF정산관련 매물과 네고물량이 어우러진 공급우위에 의해 포지션이 무거워졌다"며 "내일도 NDF거래정산을 위한 매도세가 1억달러 이상 있어 1,320원대에서는 오르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정체돼 있어 수급에 의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내일은 1,315∼1,316원까지 하락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 공급 우위 뚜렷 = 개장초 역송금수요에 기댄 환율 상승 흐름은 쏟아져 나오는 물량공급의 위세에 떠밀렸다. NDF정산관련 매도세와 업체 네고물량에 달러되팔기(롱스탑)가 막판까지 가세했다. 달러/엔 환율은 밤새 뉴욕에서 133.75엔을 기록했으며 이날 개장초 오름세를 보였으나 차익매물 출회로 차츰 오름폭을 축소, 한때 133.40엔대까지 내려섰다. 방향성없는 거래를 이은 달러/엔은 133엔대 초반에 대규모 콜옵션이 대기하고 있다는 설로 하락이 제한됐으며 오후 4시 50분 현재 133.64엔을 기록중이다. '미스터 엔' 사카키바라 전 재무성 차관은 이날 달러/엔이 연말경 150∼160엔까지 갈 수 있다고 언급했으나 시장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625억원, 102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전날에 이어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 달러수요 요인이 축적됐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3원 오른 1,323원에 개장가를 형성한 환율은 9시 38분경 이날 고점인 1,323.20원까지 올라선 뒤 물량 공급으로 10시 8분경 1,321.30원까지 밀렸다. 이후 환율은 수급 공방을 펼치다가 11시 23분경 1,321원으로 저점을 낮춘 뒤 1,321.3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낮은 1,321.1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개장직후 1,320.80원으로 흘렀으나 서서히 반등, 1시 45분경 1,321.7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추가 반등이 저지된 환율은 수급과 달러/엔의 미동에 따라 1,320∼1,321원을 오가다가 3시 49분경 1,319.50원까지 미끄러졌다. 이후 환율은 일시적으로 1,320원선을 찍기도 했으나 대체로 1,319원선을 거닐다가 4시 29분경 이날 저점인 1,318.7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장중 고점은 1,323.20원, 저점은 1,318.70원으로 장중 4.50원이 이동했다. 최근 엿새째 변동폭이 5원 이하에 그치고 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7억69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5,14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3,000만달러, 9억4,050만달러가 거래됐다. 22일 기준환율은 1,321.1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