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지어에서 원자폭탄까지'(에슬리 앤 베어 외 지음,장석영 옮김,현실과미래,1만2천원)는 여성 발명가와 그들의 발명품을 소개하면서 잊혀진 여성들의 잊을 수 없는 아이디어를 일깨우는 책이다. 하버드대학에 다녔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교실 맨 뒤쪽에서 공부해야 했던 헬렌 타우시그는 심장질환에 의한 기형아 치료 수술법을 개발했다. 천연두 백신이 발명되기 1백년 전에 이미 백신을 유럽에 소개했던 메리 몬태규,DNA를 공동 발명한 로절린드 프랭클린,해군용 신호탄으로 특허를 받은 젊은 미망인 마사 커스틴,컴퓨터의 원형을 고안해낸 에이더 러블레이스…. 이들은 기존 관념과 사물을 끊임없이 새롭게 인식하고 더 나은 것을 탐구하며 그것에 대한 가능성을 늘 열어두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체험적 교훈으로 전해준다. 수위실에 임시로 마련된 초라한 실험실에서 연구한 끝에 노벨상을 받았던 로절린 얄로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우리를 괴롭히는 수많은 문제들을 풀고자 한다면 세상은 인류의 절반에 해당하는 여성의 재능을 전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