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는 당초 생각한 '약한 침체-약한 회복'상태가 아니다. '약한 침체-강한 회복'이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이 기대이상으로 좋은 경기지표들을 근거로 내린 결론이다. 비록 증시는 부실회계우려등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전체 경제는 본궤도를 향해 빠르게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미경제의 강한 회복세로 세계경제 회복도 좀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지표 호전 가속화=지난 1월 미 경기선행지수는 0.6% 상승,4개월 연속 높아졌다. 특히 작년 12월 상승률은 1.3%로 6년만의 최고였다. 1월 상승률도 예상치(0.5%)보다 높다. 향후 3~6개월간의 경제 상태를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의 호전은 미 경제가 이미 후퇴에서 벗어났으며 회복세도 예상보다 강력할 것임을 보여주는 증거다. 급증하는 소비도 강한 경기회복세의 보증수표다. 작년 12월 소매판매(할인판매가 끝난 자동차는 제외)는 전달보다 1.2% 늘어났다. 예상 증가율의 3배로 약 2년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미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 부문의 강한 회복세는 경제가 빠르게 살아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물이다. 개인소비 증감 여부의 관건 중 하나인 부동산 시장의 활황 역시 강한 경기회복세를 예고한다. 지난 1월 신규주택 착공건수 증가율은 6.3%로 2년만의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한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자수는 7주 연속으로 40만명을 밑돌았다. 40만명은 고용시장 호전 여부의 한 기준점으로 그 이하이면 고용상태가 비교적 양호하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지난 1월 실업률이 상승 예상을 깨고 5.6%(전달 5.8%)로 하락한 것은 경기 침체가 이미 종식됐음을 보여준다. ◇강한 경기회복 낙관=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현 1·4분기(1~3월) 성장률이 2.5%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한달 전만 해도 1·4분기 성장률을 1%로 내다봤었다. 이는 곧 지난 한달 사이에 미 경제 회복세가 2.5배로 강해졌다는 뜻이다. 웰스파고 은행의 부행장 겸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손성원 박사는 애초에 1·4분기 성장률을 0%로 전망했다. 그러다가 지난달 전망치를 1.5%로 수정한 후 지금은 2.5%로 더 올려 잡고 있다. 그는 지난해 월가에서 경제성장률을 가장 정확하게 예측하는 이코노미스트로 뽑힌 인물이다. 보수적인 진단으로 유명한 전미기업경제학협회(NABE)도 예상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 2·4분기 2.9%,3·4분기 3.5%,4·4분기 3.9%가 NABE가 새로 잡은 예상 성장률이다. 올초에 내린 예상치에 비해 1%포인트 이상씩 높아졌다. 미 경제의 강한 회복으로 세계경제 회복도 빨라질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의 경우 본격적인 경기회복 시점이 올 하반기에서 2·4분기로,대만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경제는 이보다 빠른 3~4월쯤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미 경제의 더블딥(double-dip:회복 후 다시 침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기예측기구인 컨퍼런스 보드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켄 골드스타인은 "증시가 아직 회복되고 있지 않다"며 "기업실적 부진에 따른 더블딥 침체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