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을 이용해 극소량의 탄저균이나 병원균을 검출하고 암과 퇴행성 질환,에이즈 등 질병까지 진단해낼 수 있는 DNA 검출 기술이 재미 한국 유학생에 의해 개발됐다.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는 최신호(22일자)에서 박소정씨(30·노스웨스턴대 박사과정?사진)를 제1 저자로 한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이 마이크로 전극과금(Au) 나노입자(1㎚는 10억분의 1?)를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DNA 검사법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박씨는 이화여대에서 학·석사를 마친 뒤 지난 98년부터 노스웨스턴대 화학과에서 나노과학을 이용한 바이오센서를 연구해 오고 있으며 올 여름 박사학위를 취득할 예정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검사법은 두 개의 마이크로전극 사이에 실리콘 산화물을 이용해 탄저균 DNA나 암세포 DNA 등 검출하고자 하는 DNA를 배열한 뒤 이것을 금 나노입자에 검사대상 DNA를 결합시켜 만든 시료 용액에 반응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금 나노입자에 결합된 시료DNA가 두 전극 사이의 DNA와 일치할 때 서로 결합하면서 두 전극 사이에 도체가 형성되기 때문에 반응 전후 전극 사이의 전도성을 측정,검사대상 DNA가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다.

이 방법은 복잡한 검사과정과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기존 DNA 검사법보다 선별능력이 10만배나 높고 감도도 10배 이상 커 DNA 염기서열에서 염기 하나의 차이까지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포스트게놈 연구의 중요 분야인 단일염기 다형성(SNP)과 DNA칩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이 검출방법은 곧 미국의 벤처기업에 이전돼 상용화될 것"이라며 "이번 성과는 나노과학이 바이오센서나 질병진단에 응용된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