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춘 기자의 Bank Watch] 위성복행장 연임여부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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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을 시작으로 올 은행 주총시즌이 막을 올린다.
이번 시즌 은행가의 최대 관심사는 4월14일로 임기가 끝나는 위성복 조흥은행장의 연임 여부다.
주요 은행장들 중에서 몇 안되는 '정통 뱅커' 출신인 위 행장의 자리를 놓고 한때 모 인사의 '후임 내정설'이 나돌기도 해 금융계의 관심을 끌어왔다.
위 행장의 연임 여부에 대한 칼자루는 대주주인 정부(지분율 80.05%)가 쥐고 있다.
정부가 '원칙론'과 '현실론'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지가 가늠자다.
'원칙론'은 올초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이 천명한 대로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회사 최고 경영자(CEO)의 연임불가'(1월3일)다.
'현실론'은 '조흥은행을 확실한 경영안정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직원과 국내외 투자자들 사이에 신뢰가 높은 위 행장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연초만 해도 대세는 '원칙론'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정부 관계자들이 위 행장에 대해 보이지 않는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설까지 가세했다.
게다가 이달 초 위 행장이 '이용호 게이트'로 인해 특검팀에 소환되는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연임은 물건너가는 듯 했다.
그러나 요즘은 저울추가 다시 '현실론'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정부는 4월중 조흥은행의 GDR(해외주식예탁증서) 발행을 통해 공적자금 회수를 시도하고 있다.
정부로서는 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의 첫 케이스인 만큼 어떻게 해서든 성사시켜야 할 상황이다.
그러자면 해외 금융가에서 인지도가 높은 위 행장을 쉽게 내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최근 조흥은행이 외환은행 등에 비해 주당순이익이 낮으면서도 주가가 높은 것도 위 행장의 'CEO 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이 금감위원장이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회사의 기관장 단임 원칙은) 불가피한 특수 상황에서는 예외가 될 수도 있다"(2월6일)고 한발 물러선 것도 '현실론'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런 상황 변화에 자신감이 생긴 걸까.
조흥은행은 주총(3월29일) 직후인 4월초 곧바로 GDR발행을 위한 해외로드쇼(설명회)에 나설 예정이다.
로드쇼에는 은행장이 직접 참석한다.
은행장이 바뀔 경우엔 생각할 수 없는 일정이다.
한 은행에서 두 차례(1998년 8~11월,99년 4월~현재) 행장을 지낸 위 행장이 '공적자금이 투입된 행장의 연임'이라는 새 기록을 세울지 주목되는 주총시즌이다.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