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뮤직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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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사람의 심신을 이완시키고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태교에 좋은 건 물론 수술과 출산,각종 치료 때 통증을 완화시켜 준다고도 한다.
한의학에선 궁상각치우(宮商角치緻羽)라는 다섯 음계가 간 심장 비장 폐 신장과 상관있다고 하거니와 음악이 위액 및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킨다는 건 알려진 사실이다.
어릴 때 악기연주법을 배우면 어른이 돼서도 단어기억력이 좋다거나 작업장에 음악을 틀어주면 생산성이 4∼25% 향상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음악의 이같은 효능과 특성을 상품 판매에 이용하는 것이 뮤직마케팅이다.
고객층 물품 시간 날씨 등에 맞춰 팝 록 재즈 컨트리 댄스 클래식 영화음악 등 다양한 곡을 내보냄으로써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구매욕을 부추기는 것이다.
레스토랑과 백화점 등에서 시작됐으나 근래엔 병원 할인점 패션매장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LG홈쇼핑이 방송 배경음악 1만여곡을 분석했더니 팝댄스곡이 가장 인기고 품목에 따라 효과적인 음악이 달랐다는 결과를 내놨다.
효도상품은 트로트가요,컴퓨터나 레포츠 상품은 테크노음악이 좋았다는 것이다.
일반 매장에서도 아무 음악이나 마구 틀어놓을 게 아니라 선곡을 과학화하면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미국의 파코 언더힐은 이처럼 구체적인 조사관찰과 과학적 분석으로 고객의 행동양식을 파악,마케팅 정보를 찾는 것을 '쇼핑의 과학'이라고 부른다.
백화점이나 할인점의 경우 계산대에서 기다리는 사람을 위한 판촉물은 바로 앞 사람이 아닌 줄에서 두세번째 쯤에 서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배치해야 한다거나,아스피린(노인)과 청량음료(청소년)처럼 고객층이 다른 물건은 함께 놓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찾아내 물품 판매에 응용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단편적이긴 하지만 뮤직마케팅에 대한 분석이 나온 건 국내에서도 쇼핑의 과학에 대한 연구가 확산되는 듯해 반갑다.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계속 이뤄져 방송과 매장의 보다 적절한 뮤직마케팅 자료가 제시되기를 기대한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