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2일 자유, 민주와 종교의 자유를 수용하라고 촉구한 내용을 단 한줄도 보도하지 말고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관영 신화통신과 CCTV 등 방송들과 인터넷 뉴스 사이트들은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의 베이징(北京) 칭화대(淸華大)에서 행한 연설중 가장 핵심적인 이 부분 내용들을 전혀 전하지 않고 있다. 이들 매체들은 대신 연설중 미국의 문제점들을 인정한 부분들을 오히려 부각시키거나, 덜 중요한 부분들을 중심으로 전하고 있으며, 연설 내용을 직접 인용하지도 않고 있다. 신화통신은 부시의 연설을 영문기사로 다루면서 자유, 민주 등 주요 내용을 언급 조차 않고 "부시가 미국의 복지와 교육의 발전을 약속했다"고 극히 작은 일부분만 전하고, 많은 미국 어린이들이 글읽기에서 4학년 수준밖에 못 미치며 이는 미국의 수치라고 부시가 인정했다고 부각시켰다. 신화통신은 부시의 연설을 별도 중국어 기사로 전하지도 않았으며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부주석이 부시를 수행해 강연하다'라는 제하의 기사끝에 중요하지 않은 부분들만 골라 몇줄 붙이는 식으로 취급했다. 신화는 이 기사에서 "부시가 연설에서 가정, 종교신앙, 이민, 테러 척결 등에 대한 그 개인의 견해를 말했다"고 두리뭉실하게 넘어가면서 자유, 민주, 종교 등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미국 관리들은 부시 연설의 잇단 삭제에 극도의 불쾌감을 가지고 있으며 외교 채널들을 통해 공식 항의하는 방법들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방중 기간 중국은 인권과 관련한 그의 발언들을 삭제해 미국이 공식 항의를 제기했었다. (베이징=연합뉴스)이상민특파원 sm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