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가 세계 소형차시장 석권을 노리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월드카라면 라노스 후속모델인 T-200(모델명 칼로스)은 대우자동차의 재도약 의지가 담겨있는 차다. 제너럴모터스(GM)도 이 차의 국제경쟁력을 인정,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5월께 선보일 칼로스는 1천2백~1천6백cc급 가솔린 엔진을 장착,현대차의 TB와 마찬가지로 서유럽의 "B세그먼트"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칼로스는 1천5백cc차량이 먼저 출시된 뒤 하반기부터 1천2백cc,1천4백cc,1천6백cc 모델이 순차적으로 나올 예정이다. 칼로스는 정통세단과 해치백의 기능에 다목적차량(MPV) 개념까지 추가한 일종의 퓨전카(Fusion Car)다. 칼로스는 우선 월드카 수준의 고연비 실현을 장담하고 있다. 경제성이 높은 신형엔진과 고효율의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를 내겠다는 게 대우측의 자랑이다. 또 충돌에너지 분산형 차체구조와 급발진 방지시스템을 도입해 라노스보다 훨씬 향상된 안전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대우측은 설명했다. 편의장치로는 운전석 암레스트(팔걸이)와 핸즈 프리를 기본 장착하고 뒷좌석을 6대4로 분할할 수 있는 더블폴링 시트를 적용했다. 도어잠금 및 도난경보 장치도 달았다. 여기에다 RV(레저용차)의 장점인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다양한 수납공간과 넓은 실내공간도 채택했다. 외관은 기하학적인 디자인과 심플하면서도 유려한 선형을 구사했다. 대우는 20~30대의 미래지향적 개성파 고객을 핵심 타깃으로 설정,국내외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펼칠 계획이다. 경차 마티즈를 성공시킨 마케팅 능력에 GM 연구진들의 기술튜닝이 가세하면 제2의 "마티즈 신화"를 재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칼로스의 성공 여부는 대우차 인수가 유력시되는 GM의 시장 전략에 달려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만약 출시 전까지 GM-대우차간 본계약이 성사되지 않거나 난항을 겪을 경우 칼로스는 내수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다. 또 칼로스가 주력 수출지역으로 꼽고 있는 서유럽은 GM과 제휴관계에 있는 피아트가 "푼토"를,오펠이 "코르사"를 내놓고 있어 시장이 중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