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부터 18일까지 미국 시카고 맥코믹광장에서 열린 "2002년 시카고 모터쇼"에는 7개국에서 40여개의 자동차메이커가 참가,컨셉트카와 양산차 등 1천여종의 차량을 선보였다. 이번 시카고 모터쇼에는 지난 1월에 열린 북미국제모터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출품된 차량들중 일부가 다시 전시되는가 하면 컨셉트카보다는 양산차들이 주류를 이뤘다. 국내 메이커 가운데는 기아자동차가 SUV(스포츠형 다목적 차량) 야심작 "쏘렌토"를,현대자동차가 대형 럭셔리 세단 컨셉트카 "HCD-7"를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시카고 모터쇼의 특징은 "변함없는 SUV 인기"였다. 세계적인 메이커들은 SUV를 기반으로 한 퓨전 컨셉트 차량을 앞다퉈 선보였다. 또 승용 웨건 차종이 활성화되는 추세도 엿볼 수 있었다. SUV 가운데서도 중대형급 고급형이 메이커들의 관심 대상으로 꼽혔다. 정통 SUV라기보다는 SUV와 왜건이 혼합된 승용차 스타일의 럭셔리한 SUV가 당분간 대세를 이룰 조짐을 보였다. 중소형급 SUV는 젊은층을 겨냥한 신개념의 퓨전스타일을 지향하고 있는 점이 특징으로 꼽혔다. 도요타의 매트릭스는 이런 개념의 대표적인 차종으로 눈길을 끌었다. SUV중 관람객들의 시선을 가장 많이 끈 것은 로버의 레인지 로버와 혼다의 파일롯,볼보의 XC90 등이었다. 레인지 로버는 전통적인 로버의 디자인에 충실하면서도 소재나 부품의 혁신을 꾀했다. 4.4리터 V8엔진을 장착,2백82마력의 힘을 자랑한다. 오는 6월께 미국시장에 본격 출시될 예정이다. 혼다의 파일롯은 로버와 마찬가지로 알루미늄 차제를 이용,무게를 크게 줄였다. 8명까지 탑승이 가능하고 3열 좌석을 접어 화물칸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볼보가 꺼리낌없이 "차세대 대표 SUV"라고 자랑하며 출품한 게 XC90이다. 승용차에 버금가는 안락한 승차감과 7명까지 탈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이 장점이다. 오는 가을 미국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이번 모터쇼에서는 다양한 왜건 차량의 등장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으로 꼽혔다. 스스키 에리오,마쯔다 프로테지 5,폭스바겐 제타 등이 눈에 띄는 왜건이었다.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