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비롯한 동물이 '공포'를 느끼게 만드는 단백질과 이 단백질의 유전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희섭 박사팀과 이화여대 최석우 교수팀은 동물의 신경세포안에 존재하는 '알파1E' 유전자와 이 유전자가 만들어 낸 'R타입칼슘채널 단백질'이 공포감을 느끼도록 하는데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 규명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 학술지인 미 과학원회보(PNAS)에 실리기에 앞서 온라인을 통해 미리 공개됐다. 칼슘이온을 신경세포내로 유입시켜 신경세포 활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막 단백질의 일종인 칼슘채널 가운데 하나인 R타입은 지금까지 그 역할과 이를 만드는 유전자가 규명되지 않았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R타입 칼슘채널을 만들어내는 유전자가 알파1E라는 사실과 R타입 칼슘채널이 동물의 공포조절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알파1E 유전자가 제거된 '녹 아웃(knock out)' 쥐를 만들어 관찰한 결과 유전자가 제거된 쥐들은 대뇌 속 편도체에 R타입 칼슘채널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고,쥐는 공포감을 더욱 민감하게 느끼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신희섭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로 단백질의 구조와 메커니즘이 규명됨에 따라 우울증 등 신경정신질환 치료에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