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이 차세대 휴대폰 단말기 시장을 놓고 제휴키로 했다는 것은 향후 이 시장의 경쟁구도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이번 제휴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끈데는 충분히 이유가 있다. PC시장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던 MS와 인텔의 동맹,소위 '윈텔동맹'이 휴대폰 시장으로까지 이어지느냐는 점 때문이다. MS와 인텔의 제휴 의도는 분명하다. MS의 컴퓨터 운영체제 윈도와 인텔의 펜티엄칩이 PC시장을 장악한 것처럼 각자의 소프트웨어와 칩을 결합해 휴대폰 시장에서도 지배적 표준을 형성하겠다는 것이다. 개인정보단말기 PDA와 휴대폰간의 융합이라는 큰 흐름을 감안할 때 이같은 전략추구는 당연하며 단지 시간문제였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떤 변화가 발생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당장 휴대폰 시장에서 업계 표준의 플랫폼과 칩셋을 둘러싼 패권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휴대폰 단말기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핀란드 노키아사가 전쟁이 시작됐다고 반응한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노키아는 자사 중심의 플랫폼 형성 등 세력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노키아 독주체제의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또한 휴대폰 시장의 경쟁환경이 지금과는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MS와 인텔의 칩셋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면 휴대폰 시장의 진입장벽은 크게 낮아질 것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고,그럴 경우 핵심기술과 부품을 장악한 업체의 몫은 커지겠지만 제조업체의 부가가치는 더욱 작아질 것이다. 휴대폰의 경우 핵심부품의 국산화율이 금액기준으로 20%에도 못미치는 것이 우리 현실이고 보면 MS와 인텔의 이번 제휴는 국내기업들도 주목해야 할 사안임에 틀림없다. 휴대폰은 매년 7천만대 이상 생산되고 수출금액만 1백억달러에 이르는 우리경제의 전략품목이다. 그리고 PDA와 휴대폰 통합제품 역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커서 관련기업들이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어렵게 일궈온 휴대폰시장을 송두리째 잃어 버리는 사태를 면하려면 국내 관련업체들이 시장표준의 향배를 예의주시하고 보다 적극적인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가 올연말 MS의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닥칠 극심한 시장환경의 변화를 감안하면 중국 변수나 몇건의 대규모 단말기 수출계약 등으로 들떠있을 때가 아님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