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가 매일 '세자릿수'이상 오르락 내리락하는 등 뉴욕증시가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엔론사태 확산으로 인한 불안한 상황과 미국경제의 뚜렷한 개선징후들 사이에서 투자심리가 오락가락하는 탓이다. 이에따라 시장은 매일 출렁였지만 지난주 전체로는 다우지수가 0.66% 오른 9,968.15로 강보합세,S&P500은 1.3% 내린 1,089.14로 약보합세를 유지했다. 나스닥은 1,724.54로 4.4% 하락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월가 분석가들은 "호전되는 경제와 확산되는 엔론 파문이 맞서 누가 이길지 모르는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한다. 나스닥시장이 기우는 것도 엔론사태와 함께 증시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낙관론이 고개를 든다. 우선 경기에 대한 확신.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경기후퇴가 공식으로 끝나지는 않았지만 한두달 안에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한다는 발표(전국경제학협회)가 근거다. '올 3분기에는 3.9%의 성장이 이뤄질 것'(필라델피아연방준비제도위원회)이란 전망도 분위기를 밝게 해준다. "놀랄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경제가 아직 증시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스티브 영 BOA캐피털매니지먼트 수석전략가)는 주장도 나온다. 증시를 뒤흔들어 놓은 엔론파문이 이제 마무리단계에 들어갔다는 시각도 있다.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제프리 애플게이트 리먼브러더스의 수석 애널리스트는 "S&P500 기업중 4백51개가 이미 정상적인 회계기준으로 수익보고를 마쳤고 아직 보고하지 않은 49개중 45개도 새로운 기준에 잘 맞출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회계문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증시의 지뢰밭이다. 지난주 미국 최대 소프트웨어회사인 컴퓨터어소시에이트(CA)가 회계문제에 대한 SEC(증권감독위원회)의 사전조사가 진쟁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한주사이에 40%이상 폭락했고 JP모건체이스도 FRB의 조사대상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온 금요일 한때 6%이상 떨어지면서 98년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제2의 전자제품 소매체인인 서킷시티도 1,2월 매출부진으로 분기수익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발표로 하루만에 주가가 30% 떨어진 16.55달러로 주저앉았다. 나스닥 종목들도 UBS워버그가 네트워킹 장비회사인 시스코시스템스의 올해와 내년의 수요예측을 하향조정하고 CIBC월드마켓이 JDS유니페이스의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추는 등 '등급하향'조치가 쏟아져 나오면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우종목의 경우 GM P&G IBM 등 전통적인 회사들의 등급이 상향조정되면서 강세를 보였다. 미국 최대 전함생산업체인 노드롭그럼맨이 항공 및 자동차 회사인 TRW를 매입할 계획이라는 지난 22일 발표로 노드롭은 하루만에 6.7% 떨어진 109.95달러를 기록한 반면 TRW는 50.3달러로 무려 26.4% 치솟아 눈길을 끌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