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와 MBC의 간판격인 9시 뉴스 앵커가 어느날 갑자기 서로 자리를 맞바꾼다면? 그리고 회사를 옮긴 앵커가 얼굴 성형수술을 하고 나왔다면? 한국의 윤리기준으로는 두가지 모두 시청자들을 쉽게 납득시키기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떨까. 서로 1등이라고 주장할 정도로 팽팽하게 경쟁하고 있는 미국의 뉴스전문 케이블채널인 CNN과 폭스는 요즘 스스로 많은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 첫째는 앵커 스카우트전.CNN이 지난해 9·11테러직전 폭스의 간판스타였던 여성앵커 폴라 잔(46)을 스카우트해 톡톡히 재미를 보자 폭스는 CNN 스타군단중 한명인 그레타 반 서스티넌(47)을 데려와 이달부터 프라임타임을 맡기고 있다. CNN은 그레타의 공백을 메우기위해 2백만달러를 들여 ABC의 코니 정(55)을 데려오기도 했다. 누가 어느 방송 앵커인지 헷갈릴 정도.하지만 '의리'에 얽매이기 보다는 개인의 능력을 돈으로 사고파는 것이 당연한 미국사회에서 이 정도는 단지 흥미있는 뉴스일 뿐이지 논쟁거리는 아니다. 문제는 스카우트전 와중에서 튀어나온 성형수술논쟁.CNN에서 폭스로 옮긴 그레타가 눈을 좀더 크게 보이게 하고 약간 비뚤어진 입을 바르게 잡는 등 '상당한' 성형수술을 하고 나온 것.이에 대해 다른 언론들이 공격을 하고 나서는등 시청자들의 찬반 양론이 한창이다. 위스콘신대학(경제학)과 조지타운대학(법학)을 나와 조지타운에서 법학을 가르치기도 했던 법률전문가인 그레타는 OJ심슨재판,클린턴 전대통령의 섹스 스캔들,부시와 고어의 2000년 대선 법정싸움 등 복잡한 이슈를 알기 쉽게 분석하는 '똑똑한' 방송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인들 사이에 내심 인물이 떨어져도 능력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모델 케이스로 인식되었을 정도다. 성형수술 옹호론은 '어떤 여성도 자신의 외모를 가꿀 권리가 있다'는 것.반면 '여성들이 성공하려면 용모가 뒤따라야 한다는 나쁜 인식을 심어줬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물론 양측 모두 40,50대 여성들이 방송의 중심에 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