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는 겨울의 칼바람이 여전한 2월 하순이지만 그의 작품에는 봄날의 따스함과 정겨운 농촌풍경,마음속에 꿈꾸는 이상향이 몽환적인 이미지로 담겨 있다. 서울 관훈동 갤러리 사비나에서 '나의 이상향'을 주제로 개인전을 갖고 있는 이광택씨는 평범한 일상에서의 사유와 풍경을 도가적인 세계로 형상화하는 작가다. 중국 유학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중국 대륙의 광활한 땅,고향 산천에 대한 그리움을 독특한 화면 구성으로 보여준다. 촉수 낮은 노란 전등불빛이 운치로 얼룩지는 시장통의 만두가게와 길거리 중고서점 등 중국에서 만난 풍경 또한 남루하지만 훈훈한 온기와 해학을 담뿍 선사한다. '산벚꽃 피는 봄날''봄이 왔다' 등의 화면 구성은 전통 산수화의 기법을 따르면서도 배경과 등장인물의 성격에 따라 완전히 현대적으로 변형시켜 표현한다. 집이 뭉게구름 밭 한가운데 두둥실 떠 있기도 하고 푸른 수풀 무성한 청산에 사람이 함초롬히 앉아 있기도 하다. 유학시절을 어렵게 보내서 그런지 고독감이 절절이 배어 있다. 이씨는 서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중국 쓰촨(四川)미술학원 대학원에서는 한국화를 공부했다. 전공을 바꾼 것에 대해 그는 "무엇을 전공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내 정신의 자양이 될 금맥을 서양보다는 동양에서 캐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3월4일까지.(02)736-4371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