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대변혁] (기고) 고속도로도 지능.첨단화 .. 오점록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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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점록 < 한국도로공사 사장>
지난 설 연휴중 꽉 막힌 고속도로를 보면서 하늘에서 교통정리를 할 수 있다면 저렇게 꼼짝 못하고 있는 차량을 한가한 국도로 우회시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안타까움은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IT(정보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지구촌 이끝에서 일어난 일을 저끝에서 실시간으로 알수 있고 많은 양의 데이터도 순식간에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으니 눈앞의 교통흐름 정도를 좌우하는 것 쯤은 큰일이 아닐 것이다.
첨단기술을 고속도로 교통시스템에 접목하는 "고속도로 지능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만큼 이같은 일들은 곧 현실로 다가올 전망이다.
물론 이런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많은 비용과 오랜 기간이 필요한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도로이용의 효율도 높이는 것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를 위해 오는 2006년까지 고속도로 전 노선에 교통관리시스템(FTMS)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미 전국의 고속도로는 첨단교통정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소통 상황을 즉시 파악,분석하고 이를 전광판과 방송 인터넷 휴대폰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실시간으로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주변 국도의 교통정보를 동시에 전달하는 체계도 완비,고객이 도로를 선택적으로 이용케 함으로써 도로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이미 자동차를 정차시키지 않고 통행료를 낼 수 있도록 하이패스(Hi-Pass)를 운영중이다.
전자화폐나 휴대폰을 통한 요금정산시스템의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올해초부터는 각 지역별로 교통정보센터를 신설,월드컵과 부산 아시안 게임 등 국제행사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런 사업을 추진하면서 우리 현실을 놓고 많은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은 도로공사의 어려운 재정여건이다.
고속도로의 건설과 지능화를 제대로 추진하려면 매년 3조~4조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
그런데 공사의 수입은 이보다 훨씬 적다.
지난해 통행료와 휴게소,주유소 등 부대시설임대수입까지 합쳐본들 1조9천억원에 불과했다.
그만큼 현실적 애로가 큰 셈이다.
고속도로 지능화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관계 부처와의 협조도 절실히 요구된다.
예컨대 하이패스와 같은 사업은 정보통신부의 적극적인 도움이 뒤따르지 않으면 추진 자체가 더딘 걸음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밖에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장애가 있지만 공사 자체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 그리고 국민의 성원이 있는 한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도로공사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식정보화 시대에 걸맞은 첨단도로공간을 만들어 갈 것이다.
이런 의지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고객은 물론 국민이 "고속도로는 장거리 교통망이며 물류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국가의 기간시설"이란 인식과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재산인 고속도로의 확충에 기꺼이 동참하겠다"는 각오를 가졌으면 한다.
우리의 장밋빛 청사진이 단순한 전망에 그치지 않고 곧바로 실현되기위한 조건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