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집중점검] 하이닉스 어디로 가나 .. 마이크론협상 막바지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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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가 독자생존이냐,매각이냐는 기로에 서있다.
마이크론과의 메모리부문 매각협상이 어떻게 될지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다.
채권단은 협상조건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다듬은 수정제안을 미국 마이크론에 제시하고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마이크론측은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해 유일한 협상대상자라는 점을 의식해 협상조건을 쉽게 완화하지 않을 태세다.
반도체 D램 가격이 오르면서 양사가 결합해야 한다는 절박감도 점차 떨어지고 있다.
하이닉스와 인피니언간 막후협상이 깨진 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과연 협상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독자생존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점검해본다.
채권단은 매각협상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지만 마이크론과의 시각차가 커 협상타결을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그동안 D램 가격상승과 하이닉스와 인피니언간 협상 중단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발생,양측의 입장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하이닉스가 마이크론과 협상을 시작할 당시인 지난해 11월초 1백28메가 D램 가격은 약1달러.현재 현물가격이 4달러를 넘고 고정거래가격은 4.5달러수준으로 뛰었다.
D램 가격이 오르다 보니 하이닉스는 제값을 받고 팔아야 한다는 입장이 강화됐고 마이크론내부에서도 하이닉스 인수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채권단은 당초 40억달러수준의 금액이면 마지못해 수용할 뜻을 비췄으나 D램 가격상승과 소액주주들의 반발,마이크론의 까다로운 요구 등에 직면하자 신중한 입장으로 바뀌었다.
소액주주들이 반발해 매각방안이 주주총회에서 통과되지 않거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채권단은 난처한 입장에 빠지게 된다.
또 4억달러를 연2%의 금리로 30년간 대출해달라는 것을 비롯,마이크론이 요구한 일부 '독소조항'들은 하이닉스 채권단등 국내여론을 감정적으로 자극했다.
미국 AIG와의 현대투신 매각협상이 결렬된뒤 국내기업을 해외에 헐값에 팔지말자는 여론이 형성된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에 마이크론과의 협상중간에 끼어들어 매각대금을 올리는데 톡톡히 기여했던 인피니언이 돌연 하이닉스와의 제휴추진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해 하이닉스의 협상력을 크게 떨어뜨렸다.
마이크론 입장에서는 경쟁자가 사라졌기 때문에 조건완화를 요구하는 하이닉스채권단의 요구를 들어줄 필요가 줄어들었다.
양측이 서로 유리한 조건을 고집하게 되면서 타협의 가능성이 예전보다 줄어든 상황이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협상해야 한다는 국내 분위기와는 달리 마이크론은 조기에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채권단 일부에서는 조기결론 요구에 끌려다닐 필요가 없다는 입장인 반면 또다른 일부에서는 마이크론으로서는 그동안 4개월간이나 투자등 각종 사업결정을 미뤄놓고 있어 조기에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분석도 있다.
관건은 마이크론이 하이닉스의 메모리부문인수를 얼마나 간절히 원하느냐는 것.
조건을 다소 완화하더라도 하이닉스를 인수해 메모리시장 1위를 노리려 할 지,아니면 차라리 포기하고 다른 업체 인수나 공장신설 등을 추진하려 할지 마이크론의 속내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채권단은 매각조건완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마이크론에 제시할 별다른 '협상카드'도 없고 독자생존이라는 배수진을 치겠다는 의지도 부족한 상태다.
일각에서 "판을 깰 각오로 협상에 나서라"고 주문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