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800에 대한 부담이 큰 것이었을까" 종합주가지수가 25일 장 초반 800고지 너머를 훔쳐보고 내려왔다. 장중 800을 넘어선 것은 19개월 만이다. 펀드매니저들은 지수 800의 상징적인 저항보다는 800까지 올라오는 시간이 짧았다는 데서 고지탈환 실패의 원인을 찾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좀처럼 경험하지 못한 미국과 한국 증시와의 차별성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도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상승추세가 지속될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다는 이들은 거의 없다. ◇외국인 포트폴리오 조정중 외국인은 국내시장에서 25일까지 7일 연속 7천5백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 종목의 80% 이상은 삼성전자 국민은행 등 전기전자 금융업종이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작년 말 이후 상승장을 주도한 삼성전자 국민은행 등 대형주에 대한 외국인의 비중 조정국면"이라고 말했다. 업종별,글로벌 차원의 펀드인 외국인투자자 성격상 IT(정보기술) 관련주의 차익실현을 통한 비중축소와 산업소재주 내수관련주에 대한 비중확대 과정이 전개되고 있다는 얘기다. '셀코리아(Sell-Korea)는 아니지만 시장의 중심축인 대형주가 매물공세에 시달리며 지지부진한 상황에서는 시장 전체의 한단계 레벨업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신운용 김성대 주식운용본부장은 "국내시장의 수급이 의외로 좋은 만큼 외국인의 차익실현이 마무리되는 단계에서 지수의 한단계 업그레이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본부장은 "주식편입비를 조절하기보다는 대형주에 대해서는 매수 후 장기보유(buy&hold),중소형 실적우량주로의 선별적인 종목교체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기대이상의 수급 상황 연이은 외국인의 대량 매물공세를 개인과 기관이 돌아가며 받아내고 있다. 굿모닝투신운용 강신우 본부장은 "최근의 투신권 매수는 주식편입비의 조절보다는 새로 유입된 기관자금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다렸던 조정의 골이 예상보다 깊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면서 법인·연기금·개인의 여유자금이 속속 투신권으로 들어오고 있다. 설 연휴 이후 주식관련 수익증권으로의 자금유입은 8백억원 정도로 이전보다는 다소 주춤해졌지만 순유입 추세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코스모투자자문 관계자는 "조정을 보일듯 하면 연기금 대형법인 등의 자금 집행이 크게 늘고 있다"며 "공식집계로는 잡히지 않지만 증시의 대기 매수세는 어느 때보다도 탄탄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실적장세 대비해야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펀드매니저들이 주식편입비의 조절보다는 종목교체를 통해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수가 기간조정을 거치더라도 대형주는 보유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부 실적이 호전되는 중소형주 위주의 종목교체만 엿보일 뿐이다. SK투신운용 장동헌 주식운용본부장은 "주요기업의 1월 실적을 보면 시가총액 상위종목 위주로 예상외로 호조를 보인 기업이 많다"며 "경기지표상 새로운 악재가 출현할 가능성이 적은 상황이므로 경기회복이 실적호조로 나타나는 기업들에 대한 선취매가 유효한 때"라고 지적했다. 대형주의 보유전략과 함께 단기적으로는 하락리스크가 적은 유통 홈쇼핑 등 내수관련주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KTB의 장 사장은 하지만 "개인 입장에서 잦은 종목교체는 수익률을 까먹기 십상이므로 신중하고 선별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