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장중 고점을 힘겹게 경신하고 1,324원선으로 거래범위를 높였다. 그러나 환율은 오후 들어 0.90원의 범위에 갇혀 강보합권에서 엉거주춤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상향 시도가 번번히 매물벽에 가로막혔다가 이를 뚫었지만 추가 상승 여력은 강하지 않다. 달러/엔 환율의 정체와 함께 수급 상황이나 여타 변수도 환율 동향에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시장은 활력을 잃고 참가자들은 무기력하게 관망세로 일관하고 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3시 23분 현재 전날보다 0.50원 오른 1,324.40원에 거래중이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높은 1,323.7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몇 차례에 걸쳐 1,324.10원을 두드리며 고점 경신을 시도했으나 불발로 그친 채 한동안 1,323.60∼1,324.10원 범위에 갇혀 있었다. 그러나 역송금 수요가 추가로 유입되는 등 약간 수요가 앞서면서 3시 8분경 1,324.50원까지 고점을 높인 뒤 1,324원선 초중반을 배회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133.86엔으로 오후 들어 한때 134엔 상향을 시도했다가 매물에 막혀 되밀렸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다음날 발표 예정인 디플레이션 대책을 통해 은행권 위기 발생을 막기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828억원의 매도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49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여드레째 주식 팔자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역송금수요를 축적하고 있다. 이날 주가는 지난 2000년 7월 18일 812.33이래 19개월여만에 종가기준으로 800선을 넘기며 전날보다 9.66포인트, 1.22% 높은 801.14에 마감했으나 환율과는 연계성이 떨어졌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수급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역외매수, 역송금수요 등이 힘을 발하며 약간의 수요우위를 보이는 것 같다"며 "모멘텀이나 전망을 가지고 움직이는 장세가 아니라 수급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급등락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