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박스권 하단 근접, "리스크 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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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금리가 유동성 호조로 한때 연중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주가가 급등세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차 상승폭을 좁혔다. 이후 외평채 입찰에 이어 통안채 입찰도 무난하게 완료되자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것이 확인, 오후들어 본격적으로 하락했다.
국채 선물은 저평가 폭이 너무 많이 축소돼 급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으나 실제로 매물은 그리 나오지 않아 매수우위 장세가 형성됐다.
26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4%포인트 하락한 5.85%로 마감했다. 한때 5.84%까지 하락, 지난해 12월 27일 이후 가장 낮게 떨어졌다.
전날 뉴욕 시장 주가가 급등하고 재무부 채권 금리가 상승한 탓에 소폭 상승해 출발했으나 통안채 입찰 물량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게 알려진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통안채 입찰이 무난하게 이뤄지자 금리는 오후 들어 추가 하락했다.
5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6.61%로 전날보다 0.03%포인트 내렸다. 통안증권 2년물은 0.05%포인트 하락한 5.75%를 가리켰다.
회사채 역시 하락했다.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의 경우 AA- 등급은 전날보다 0.05%포인트 하락한 6.81%에, BBB- 등급은 0.03%포인트 내린 10.99%로 마쳤다.
국채 선물은 상승세를 이었다. 3월물은 전날보다 0.10포인트 오른 104.86으로 마감했다. 한때 104.65까지 하락했으나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 한때 104.90까지 오르기도 했다. 거래량은 3만9,387계약으로 전날과 비슷했다.
국채선물은 투신이 1,121계약 순매도한 반면 증권과 은행이 각각 681계약, 293계약을 순매수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실시한 통안채 1년물 1조5,000억원 입찰에서 전액 모두 연 4.95%에 낙찰됐다. 1조7,900억원이 응찰했으며 부분낙찰률은 94%였다.
◆ 박스권 하단 근접, 자금 이동 주목 = 연일 야금야금 하락한 끝에 금리는 지난해 연말 이후 유지돼 왔던 5.80∼6.20%선 박스권의 하단에 가까워지고 있다.
대세 상승기이긴 하지만 금리가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한 가운데 유동성이 뒷받침됐다. 실물 부문이 아직 회복되지 않아 유동성을 흡수할 만한 곳이 없는 상황에서 채권 시장이 투자 대안이 됐다.
1월중 산업생산이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되나 호전 추세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었다. 그러나 금리가 박스권을 깨고 추가 하락하기에는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의 유승곤 애널리스트는 "선물시장에서 저평가 폭이 과도하게 축소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현재는 금리 하락의 마지막 국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추가 상승을 시도하고 있어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흐를 조짐을 보이고 채권 매수세도 금융채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며 "채권시장에 불리한 여건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은행이 통화 공급을 원활하게 하고는 있지만 RP규제가 점점 늘고 있어 금리가 하락할수록 수급상 요인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투신사로의 자금 유입도 주춤하고 있다. 투신협회에 따르면 전날 혼합형 채권펀드에는 1,92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된 대신 MMF에서는 3,180억원이 순유출됐다.
한편 이날 미국에서는 컨퍼런스보드의 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된다. 최근 미국 주가가 대체로 약세를 보여 지수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일 국내에서는 통계청이 산업활동 동향을 발표한다. 지난 1월 자동차 부문의 조업 재개로 산업생산은 큰 폭 증가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이상 금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