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매수와 매도 사이의 간극이 극히 좁아진 탓에 환율이 1,323원선에 붙박혔다. 은행권은 기업 실수요를 처리하는 외에 투기거래에 소극적이라 '개점휴업' 상태를 유지하는 곳도 꽤 많다. 변수의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은데다 수급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위아래 정체된 상황을 탈피할 수 있는 탈출구가 없는 장세를 연출했다. 달러/엔 환율은 133.70엔대에서 정체돼 달러/원에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지속되고 역송금수요가 있으나 월말을 맞은 네고물량의 공급이 상충되고 있다. 오후에 역송금수요의 추가 등장 여부가 거래범위를 소폭 변동시킬 여지가 있지만 적극적인 변동을 유발할만한 요인은 아니다. 최근 오후장에서 소폭 오름세가 강화되는 패턴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날도 역송금수요 등에 의해 비슷한 장세를 연출할 가능성이 크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40원 내린 1,323.50원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역외선물환(NDF)환율은 1,327원에서만 거래가 체결되는 조용한 흐름 속에 1,325.50/1,327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0.90원 낮은 1,323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1,322.50원까지 내려선 직후 저가매수세로 소폭 반등, 1,323원선을 주로 거닐었다. 일시적인 매수세의 강화로 10시 29분경 1,324.10원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던 환율은 어김없이 매물이 나오며 1,323원선으로 내려선 뒤 줄곧 이 선에서만 거래를 체결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역송금수요가 1억달러가량 있었으나 네고물량이 팽팽하게 힘겨루기를 했다"며 "오후에는 추가 역송금수요나 1,324원선에서 달러매도초과(숏)상태인 거래자의 커버수요 등을 고려해 1,322.50∼1,325원의 거래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최근 오전보다 오후에 강세를 보이는 패턴이 이어져 오후에도 강보합권을 기록할 것"이라며 "오전에는 4원이 막혔으나 오후 주거래는 1,323.50∼1,324.50원에서 주로 횡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엔 환율은 밤새 뉴욕에서 133.83엔을 기록했으며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약보합권을 거닐며 낮 12시 1분 현재 133.72엔을 기록중이다. 다음날 이후 발표될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의 디플레와 금융시스템 방지를 위한 대책 발표에 촉각을 세우는 가운데 관망세가 짙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같은 시각 263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6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중이다. 외국인은 여드레째 매도에 치중하면서 환율의 하방경직성을 다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5일 이래 전날까지 7일 동안 7,500억원을 처분, 연간 기준 매도우위로 돌아선 바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