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이동전화사업자인 SK텔레콤의 주가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여동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700고지를 넘어 800대에 들어왔어도 황제주로서 이렇다할 평가를 받지 못했다. SK,SK글로벌이 소유한 SK텔레콤 지분이 물량부담으로 작용한 탓이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고민을 털어내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미 충분한 조정을 거친 뒤여서 가격메리트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양종인 동원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3개월동안의 조정을 거치며 어느정도 수급부담을 털어낸 게 호재"라며 "월드컵대회를 계기로 무선인터넷분야등이 외국인투자자들로부터 재평가를 받으면 주가가 한단계 레벨업할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꾸준한 실적개선도 주가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8.1% 증가한 6조2천2백71억원에 달했다. 가입자가 2001년 한해동안 93만명 증가했고 접속료를 제외한 ARPU(Average Revenue Per User)가 3만3천6백33원에서 3만7천6백40원으로 높아진데 힘입은 것이다.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은 단말기 보조금 폐지 및 마케팅비용 감소에 따라 전년보다 34.7%와 29.4%가 늘어난 2조2천41억원과 1조7천6백14억원에 달했다. 매출증가에도 불구,영업비용이 4조2백30억원으로 2000년보다 3% 줄어든 건 매출액의 14.6%를 차지하는 마케팅 비용이 단말기보조금 폐지 및 과당경쟁 완화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해 실적은 마케팅비용 감소등으로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원경제연구소는 SK텔레콤의 올 매출은 지난해보다 41.9% 늘어난 8조8천3백82억원으로 추정됐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31.9%와 46.9% 증가한 2조9천88억원과 1조6천7백59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월 신세기통신과의 합병으로 그동안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도 주가에 긍정적이다. 이번 조건부 합병으로 비대칭규제 등과 관련된 정부정책의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대신 합병에 따른 가입자수 증가와 마케팅비용 절감 등 시너지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올 1월말 현재 이동전화 가입자수는 1천5백34만명으로 총 이동전화 가입자수의 52.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무선데이터통신과 관련,1월말 현재 2.5세대 무선통신데이터 가입자가 3백83만명에 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cdma2000-1x-EV-DO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동기식 IMT-2000서비스분야에서 시장선점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동통신서비스분야외에도 인터넷사업을 통한 유무선통합서비스,위성발사를 통한 위성DAB(디지털오디오방송)사업 등도 추진,유무선 종합 멀티미디어사업자로서의 성장기반을 쌓아가고 있다. 주가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수급 문제도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지난해 NTT도꼬모와의 전략적 제휴 실패로 SK그룹으로 넘어온 1천2백93만주(14.5%)가운데 3백40만주는 EB(교환사채)발행과 SK텔레콤측이 인수했다. KT가 보유하고 있는 9백27만주(10.39%)와 매물로 나오지 않은 물량이 만만찮다. 하지만 SK텔레콤측이 자사주 추가 매입 등 적극적인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영업 호전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수급문제는 일시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자사주매입 신탁펀드의 잔액과 관계없이 물량이 나올 경우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