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美상품 불매" 확산 .. '악의 축' 발언.도둑맞은 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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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과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부문 편파판정 시비로 미국에 대한 국민 감정이 악화되면서 네티즌 사이에서 미국상품 불매운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김동성 선수가 납득하기 어려운 실격 판정을 받고 그 덕에 미국의 안톤 오노가 금메달을 목에 건 지난 21일 이후 다음(www.daum.net) 프리챌(www.freechal.com)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불매대상 리스트가 대거 올라왔으며 불매운동 커뮤니티도 급증하는 추세다.
동계올림픽이 폐막된 이후에도 미국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계속되자 코카콜라 맥도날드 피자헛 등 대표적인 미국상품 판매 업체들은 불똥이 튀지 않을까 긴장하는 눈치다.
반면 토종 브랜드들은 광고 등을 통해 '김동성 모시기'에 나서는 등 반사이익을 겨냥,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불매운동 얼마나 확산됐나=27일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다음카페'(cafe.daum.net)엔 불매운동 관련 커뮤니티가 일주일새 23개나 생겨났다.
무려 2만2천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회사측이 개설한 게시판 '장하다 우리선수들'에는 불매운동과 관련된 수만건의 글이 폭주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불매 대상 브랜드 목록을 매일 업데이트하는 것은 물론 대체 상품 목록까지 주고 받고 있다.
'작은선물'이란 ID의 한 네티즌은 패스트푸드 커피 음료 생활용품 담배 술 영화 화장품 의상 외식 등에서 모두 1백개의 브랜드를 불매 대상 품목으로 제시했다.
여기에는 버거킹 KFC 델몬트 스타벅스 필립모리스 버드와이저 등도 포함돼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공개적으로 불매운동을 전개할 경우 우리 기업의 수출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며 조용하게 실천하자고 제안했다.
's.o.d'란 ID의 네티즌은 "지금 외국에선 한국의 네티즌을 제일 무서워한다"며 "불매운동은 왜곡된 국수주의가 아니라 미국의 횡포에 대한 자본주의적 저항"이라고 주장했다.
◇겉으론 태연,속으론 전전긍긍=불매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코카콜라 맥도날드 피자헛 등은 "아직까지 실제 매출엔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경우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분위기다.
미국 브랜드와 달리 일부 국내 토종 업체들은 이번 기회를 반격의 계기로 삼아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롯데리아 마케팅팀 남익우 과장은 "'매장 음료를 국산으로 대체해 달라'는 요구를 포함해 '판매 금액의 일부를 쇼트트랙 선수에게 주자'는 네티즌들의 제의가 홈페이지에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며 "김 선수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모델료는 빙상연맹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접촉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