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여류국수전' .. 김은선-김수진양 '막판까지 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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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는 제29기 아마여류국수전 본선이 27일 한국경제신문 18층 다산홀에서 열렸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고 한국기원·한국여성바둑연맹·문화행동이 공동주관하며 LG홈쇼핑이 후원하는 이번 대회의 본선은 전날 예선을 거쳐 올라온 강자들끼리의 대결로 대국장 분위기도 전날과는 달리 사뭇 진지하고 긴장된 모습이었다.
대국장은 초읽기 시계와 돌 놓는 소리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특히 전날 부모님,친구들과 웃고 떠들기 바빴던 꿈나무조 어린이들도 이날은 한수 한수에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대국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최강부에 출전한 아마강자 김세실 6단(15·충암중)은 같은학교 친구이자 라이벌인 김은선 5단(16)과의 준결승에서 3집반을 지자 못내 아쉬운 표정.
평소에도 김은선 5단과 많은 바둑을 두어봤다는 김 6단은 "평소 상대전적이 썩 좋지 못해 이번엔 꼭 이기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도 기회가 많기 때문에 크게 상관하지는 않는다"며 웃었다.
○…오후 3시께 비교적 일찍 경기가 끝난 일반부A조에서는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하영희씨(50)가 영예의 우승을 차지했다.
여러 대회를 참가했지만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하씨는 "어떻게 결승까지 올라와 우승까지 했는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매우 상기된 표정.
하씨는 "최종 결승전에선 초반 상대의 실수로 백말 일단을 포획하면서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 우승을 기회로 앞으로 더욱 바둑 실력을 늘려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반상에서 시합에 몰두하고 있는 선수들 못지 않게 이들을 지켜보는 가족들도 대회장 주변에서 무언의 응원을 펼치는 모습들이었다.
최강부 결승전에 오른 김은선 6단의 아버지 김웅환씨(48)는 "은선이가 어려서부터 바둑을 좋아해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본격적인 바둑공부를 시켰는데 본인이 좋아하는 길이긴 하지만 대회때마다 부모마음이 편치만은 않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왕 이길을 택한만큼 우승은 물론이고 다음달에 있을 여류입단대회에서도 꼭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강부 결승전에 오른 김은선 6단과 김수진 아마5단은 같은 충암중학교 친구로 평소 서로 잘아는 사이인데다 많은 연습바둑을 둬 봐서인지 이날 결승전은 초반부터 신중한 포석으로 출발했다.
팽팽하던 국면의 흐름은 백을 쥔 김수진 5단이 하변 흑진에 침입하면서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흑도 이에 질세라 두터운 세력을 바탕으로 백대마에 대한 공격의 포문을 열면서 치열한 싸움바둑이 전개됐다.
검토를 맡은 윤기현 프로9단은 "초반부터 우열을 가릴수 없는 싸움이 전개돼 보는 사람이 재미있는 바둑"이라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