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계열사를 제외한 다른 상장및 등록기업의 주주총회도 평온한 가운데 진행됐다. 소액 주주의 최대 관심사인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는데다 기업들이 지급하는 주주배당금도 두둑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감사 선임과 배당정책을 놓고 외국인 주주와 치열한 공방을 치렀던 태광산업의 올해 주총은 차분하게 이뤄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 불황에다 노조의 장기 파업까지 겹쳐 1천6백1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든든한 사내유보금(유보율 2만3천7백%)을 재원으로 지난해와 같은 주당 1천7백50원(액면배당률 35%)의 배당을 결의했다. 작년 주총에서 감사 선임과 고배당을 요구했던 홍콩계 투자펀드인 KDMW(2.9%)측은 이번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증권예탁원을 대리인으로 참석시켜 5명의 이사선임 안건에 반대했으나 회사측 안대로 통과됐다. 성신양회의 주총장은 소액주주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회사채신속인수 대상기업으로까지 지정되는 등 부실기업 낙인이 찍혔던 성신양회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해 2백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3년연속 적자에서 탈피, 흑자기업으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3년만에 처음으로 주주배당(주당 3백원)까지 결의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우량기업으로 바뀐데다 지난해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해 소액주주들이 환한 얼굴이었다"고 전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주총에서 주당 5백원의 배당을 결의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백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2백47억원의 적자를 본 대한화섬은 이날 주당 7백50원의 배당을 지급키로 결의했다. 이밖에 조선내화 조선선재등도 주당 8백원과 6백원의 배당을 실시하는 등 소액주주들의 호주머니가 전년도 주총 때보다 두둑해졌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