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29)가 3일(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은 후 처음으로 공식경기에 등판한다. 그러나 첫 등판상대인 신시내티 레즈가 좌타자를 다수 보유한 만만치 않은 팀인데다 박찬호와 계투를 하게 된 로커 역시 달갑지 않은 상대여서 박찬호의 심적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커는 박찬호와 오래된 앙금을 갖고 있다. 로커는 지난 99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와의 인터뷰에서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고 이에 흥분한 박찬호는 "로커를 타자로 상대하게 된다면 그의 머리를 향해 공을 던지겠다"고까지 말했던 악연을 가지고 있다. 신시내티는 켄 그리피 주니어(32)와 션 케이시(28) 등 요리하기 까다로운 발군의 좌타자들이 즐비하게 버티고 있는 팀. 한때 최고 스타였던 켄 그리피 주니어는 3년 전 신시내티로 트레이드된 뒤 부상으로 제대로 활약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경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켜 줘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특히 박찬호를 상대로 통산 8타수 1안타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그로서는 텍사스의 에이스로 변신한 박찬호를 상대로 뭔가 보여 주어야 할 입장이다. 파워와 선구안을 모두 갖춰 얼마 전 3년간 2천40만달러라는 조건으로 재계약한 케이시는 박찬호를 상대로 9타수 4안타(4할4푼4리)에 홈런도 한 개 기록하고 있어 만만치 않은 상대로 여겨진다. 새로운 시즌을 맞은 박찬호는 좌타자들과의 대결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알링턴 구장이 좌타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형태를 지니고 있는데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조에 뛰어난 좌타자들이 많기 때문. 시애틀에는 스즈키 이치로와 존 올루드,카를로스 기옌 등이 있고 오클랜드에는 에릭 차베스,테렌스 롱,제레미 지암비,후안 페냐 등이 있다. 애너하임에도 대런 어스태드와 가렛 앤더슨,아담 케네디 등 뛰어난 좌타자들이 많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