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이 세계 갑부 서열에서 1백57위로 크게 약진했다. 지난해는 3백12위였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10억달러 이상 세계 갑부'를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회장의 재산은 25억달러(한화 3조3천억원 상당)로 작년의 16억달러보다 9억달러가 늘어났다. 이 회장의 재산은 특히 경기침체의 여파로 세계 갑부들의 재산이 1조7천3백억달러에서 1조5천4백억달러로 감소한 상황에서 늘어난 것이어서 주목된다. 신격호 롯데 회장은 19억달러로 2백25위에 올랐으며 아남산업 창업주의 아들로 아남반도체의 최대주주인 미국 암코테크놀로지(ATI)를 이끌고 있는 김주진 회장은 18억달러로 2백34위를 차지했다. 신 회장은 지난 96년 이래 6년만에 처음으로 갑부명단에 올라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의 승자' 6명 중에 뽑혔다. 반면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은 15억달러의 재산으로 2백93위를 차지하기는 했으나 2년 사이에 인터넷 거품이 빠지면서 7백70억달러의 손실을 봐 CNN 창업주 테드 터너(38억달러) 등과 함께 '올해의 패자'로 선정됐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은 5백28억달러로 전년보다 60억달러가량 재산이 줄었지만 8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