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3·1절을 맞아 양당의 수뇌부를 겨냥한 무차별적 정치공세를 재개하고 나섰다. 민주당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부친의 친일행적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자, 한나라당이 대통령 친·인척 비리의혹 등으로 맞서며 공방을 벌인 것이다. ◇민주당=정동영 상임고문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일제하에서 15년간이나 총독부 검찰서기로 근무한 이 총재 부친의 친일행적에 대해 이 총재는 솔직하게 고백하고 국민적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고문은 "창씨개명하고 조선총독부 검사보를 거쳐 검사 임용시험에 합격한 것은 명백한 친일 행위"라며 "조선총독부가 무수히 많은 독립투사를 구금하고 고문한 일제의 첨병이었음을 기억할 때 이 총재 부친이 어떤 일을 했는지 분명하다"고 말했다. 장전형 부대변인도 "이 총재가 명단발표에 대해 '온당치 않다'는 반응을 보인 것은 일본의 국권찬탈에 동조해 우리국민을 해코지했던 아버지를 둔 동병상련에서 나온 발언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공격했다. ◇한나라당=민주당의 공세를 '치졸한 중상모략병'이라고 일축한 뒤 대통령 친·인척 비리에 대한 특검제 도입 필요성을 거론하며 맞불을 놓았다. 남경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 가족재산이던 영등포 및 경기 화성땅이 94년 아태재단에 증여된 뒤 96∼98년 사이에 매각됐으나 4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매각대금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김 대통령이 92년 대선당시 장애인에게 헌납하겠다고 했던 땅의 처분과정과 아태재단 건물신축 자금의 출처를 밝혀야 한다"면서 "대통령 일가와 아태재단이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특검제 도입여론이 비등해 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형배·이재창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