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말 아시아 외환위기에서 한발 비껴서 있던 일본은 2000년부터 본격적인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일본이 신용등급 추락을 처음으로 경험한 것은 2000년 6월. 당시 세계3대 신용평가기관중 하나였던 피치는 엔화표시 국채등급을 최상급이었던 AAA에서 AA+로 한단계 떨어뜨렸다. 일본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너무 많은 국채를 발행해 공공재정의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이유였다. 다음해인 2001년 2월에는 S&P가 직격탄을 날렸다.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낮췄다. S&P는 26년만에 처음으로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에서 밀어냈다. S&P와 피치는 그해 11월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더 떨어뜨렸고 장기전망도 '부정적'으로 바꿨다. 2002년에도 일본의 위기는 계속됐다. 무디스는 지난 2월 '일본의 신용등급을 2단계 이상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개혁이 부진하고 부실채권 정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반면 한국은 99년부터 국가신용등급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99년 1월 피치와 S&P로부터 '투자적격' 판정을 받은 후 국제신용도는 계속 오르고 있다. 2000년에는 피치로부터 B등급중 최고인 BBB+를 받았고 2001년에는 S&P로부터 BBB+를 따냈다. 올해들어서는 무디스가 지난 2월 한국에 실사단을 파견, 조만간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피치는 오는 25일부터 3일동안 폴 로킨스 이사와 브리안 쿨턴 이사 등 2명의 국가신용평가 담당자를 한국에 파견, 25일부터 27일까지 재경부 기획예산처 금감위 관계자들을 면담할 예정이다. A등급을 가시권에 둔 상황이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