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후 여야 정치권이 "세확장"을 위한 물밑작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더욱이 김덕룡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비주류 의원들이 추가탈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이를 막기위한 당 주류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과 자민련도 박 의원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 추가탈당 이뤄질까=김덕룡 의원은 최근 사석에서 "이미 마음은 한나라당에서 떠났다"며 "(탈당같은 큰 일은) 치밀하게 계산하면 추진할 수 없는 만큼 계산없이 해야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안팎에선 3월 중순께 김 의원이 '탈당'을 감행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김 의원의 한 측근은 "DR(김의원의 이니셜)은 박근혜 의원과는 입장이 달라 사전정지 작업에 시간이 걸린다"고 밝혀 계보의원들과의 동반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DR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DR이 탈당하면 거취를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주류측은 탈당 도미노현상을 예방하기위해 "대통령 선거대책위가 발족하면 김 의원에게 선대위원장을 맡겨야 한다"며 김 의원 끌어안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민주당 및 자민련등 움직임=민주당은 박 의원의 파괴력에 촉각을 곤두 세우면서도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무엇보다도 대선후보 선출등 당내 정치일정을 소화하기에도 빠듯한데다 호재·악재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판단에서다. 한 핵심당직자는 "6월 지방선거까지는 주목할 만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로 인해 어떤 형태로든 정계개편이 가시화될 것이라는데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자민련과 민국당은 박 의원의 탈당을 호재로 판단,정계개편 '군불때기'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두 당 소속이었던 최기선 인천시장,이원종 충북지사(예정),한승수 전외교부장관등의 탈당으로 급격히 위축된 당분위기에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다. 자민련 조부영 의원은 "박 의원의 구상과 자민련의 구상간 맞닿은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박태준 전 총리 연대설=김 전 대통령의 대변인격인 박종웅 의원은 3일 "박근혜의원이 '기회가 닿으면 YS를 뵙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조만간 두 사람이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이 회동할 경우 제3후보론,영남후보론등을 비롯한 정계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보인다. 연초에 형성됐던 이회창 총재와 상도동간의 우호적 분위기가 최근 많이 퇴색했다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박 의원측은 박태준 전 총리와의 연대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총리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특수관계'여서 그의 행보에 따라 정계구도에 적잖은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박 전총리측은 "당분간 정치권에 개입하지 않고 건강회복에 주력하겠다"며 관망자세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일·김동욱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