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가 보면 3~4년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입구에 들으서면서부터 예전과 다른 세련된 인테리어, 아늑한 휴게실이나 각종 전시회 공간이 어느 화랑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평형별로 놓여진 고풍스런 테이블이나 아담한 소파, 다양한 모양의 조명기구 등은 내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들을 자극한다. 이렇게 방문객들을 유혹하는 모델하우스 뒤에는 한 여성 벤처인의 17년에 걸친 인테리어와 가구배치를 위한 노하우가 숨어 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인테리어와 디자인 컨설팅 업체인 나우아트의 강은숙 대표가 그 주인공. 독특한 감각과 다양한 아이템을 바탕으로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주택부문 등 국내 굴지의 건설사 모델하우스의 내부를 담당해 왔다. 강은숙 대표가 인테리어 분야에 뛰어든 것은 지난 85년. 대학졸업후 인테리어 전문업체에 들어서면서부터다. "원래 인테리어에 대한 흥미가 많았어요. 그런데 30대 중반정도 되니까 여성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더군요. 내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고요" 7년간 몸담았던 직장을 떠나온 강 대표는 92년 인테리어, 가구 디자인 업체를 세웠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90년대 들어 인테리어 업체들이 크게 늘어난데다 97년에는 외환위기로 건설, 가구업계 전체가 침체에 빠졌다. 98년에 새롭게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회사명을 나우아트로 바꿨다. 때마침 주택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인테리어와 디자인 컨설팅 분야도 활기를 뒤찾았다. 박 대표는 특히 고급아파트 분양이 줄을 잇자 모델하우스 인테리어에 눈을 돌렸다. "신평형, 고급 마감재가 등장하면서 모델하우스 내부 인테리어나 가구 선택, 배치 등의 중요성도 예전과 다르게 커졌습니다. 신규시장이나 다름없었죠" 박 대표는 평당 분양가가 8백만원이 넘는 고급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주요 타깃으로 정했다. 지역과 평형, 수요자들의 특성 등을 꼼꼼히 파악한후 독특하고 차별화된 소재와 인테리어를 선보였다. 다양한 아이템을 확보하기 위해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등의 인테리어, 가구업체들과 제휴를 맺었다. 그동안 개발한 다양한 기능성 가구들도 큰 호응을 얻었다. 모델하우스는 물론 실제 아파트에 상당량을 납품하는 실적을 거뒀다. 작년 9월에는 '모델하우스 가구 디자인컨설팅'으로 벤처기업으로 지정을 받았다. 그동안 맡은 모델하우스는 경기도 분당의 삼성 미켈란 쉐르빌, 현대 판테온III, 서울 도곡동 삼성 타워팰리스 등의 모델하우스 등 20여곳. 올해는 벌써 6곳의 모델하우스와 계약을 협의하고 있다. 나우아트가 지난해 올린 매출액은 20억원선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시작한 온라인 컨설팅이 올해부터 수익에 기여할 것"이라며 "올해는 4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02)516-6004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